
실내외 온도 차가 큰 겨울철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방광 기능이 예민해져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특히 밤중이나 새벽에 잠에서 깨 소변을 보게 되는 ‘야간뇨’는 나이가 들수록 흔한 증상으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야간뇨 횟수가 갑자기 늘거나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등의 변화가 있다면 비뇨의학과 진료가 필요하다.
우리 몸은 밤에 소변이 덜 만들어지도록 항이뇨호르몬(ADH)을 분비해 수면을 돕는다. 그러나 중년 이후에는 이 조절 기능이 약해지면서 밤에도 낮처럼 소변 생성이 이어질 수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수면 장애나 스트레스가 있을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 뚜렷해진다. 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 역시 야간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생활습관도 야간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취침 2~3시간 전 수분 섭취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알코올은 방광을 자극하고 수면을 얕게 만들어 밤중 각성을 쉽게 유발한다. 저녁 늦게 먹는 과일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수박, 배, 감귤류, 사과 등은 수분과 당 함량이 높아 소변량을 늘리고 밤새 방광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
김경종 세란병원 비뇨의학과 부장은 “야간뇨는 단순히 방광만의 문제가 아니라 혈당, 심장 기능, 수면 상태, 생활습관이 모두 연결된 신호”라며 “특히 50세 이상 남성에서 야간뇨가 2회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노화가 아니라 전립선이나 방광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들어 야간뇨가 갑자기 늘고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소변을 본 뒤에도 남아 있는 느낌이 든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경우 낮에도 잦은 배뇨 욕구, 피로감, 집중력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야간뇨를 방치하면 밤중 각성 횟수가 늘어나 만성 피로와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고혈압 악화 등 전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 부장은 “50대 이후 남성은 겨울 추위에 따른 교감신경 항진, 전립선 변화, 당뇨 등이 겹치며 야간뇨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전립선비대증과 과민성 방광 모두에서 야간뇨가 흔하고, 60대 이상에서는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배뇨 패턴에 변화가 있다면 전립선 초음파, 요속 검사, 소변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