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주면 안 된다? 희한한 생각"
당은 내부단속 강화…긴장감 유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동안 거론하지 않았던 '기본사회'를 다시 입에 올렸다. 적극적 재정 확대를 외치는 그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 후보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사회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은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인 '기본사회'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공약에는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국가전담기구(기본사회위원회) 설치 △아동수당 대상 확대 △청년미래적금 도입 △농어촌 주민수당 △햇빛·바람 연금 △연금 개혁 및 주택연금 확대 △'주치의 제도' 도입 및 전국민으로 확대 등이 포함됐다.
재원 마련 방식으론 민관 협력 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민간 기업과 시민사회 조직, 사회적경제 조직, 협동조합 등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관협력을 활용해 재정 부담은 줄이고, 정책의 효과는 높이겠다"고 부연했다.
최근 이 후보는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을 펼쳐야 한단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 과정에 "우리나라는 국민에게 공짜로 주면 안 된다는 희한한 생각을 하고 있다"거나 "나라가 빚을 지면 안 된다는 무식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직설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5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정책적으로 숨 쉴 공간이 생겼단 판단이 그의 행보에 반영된 게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캠프 내부에선 긴장감이 감돈다. 이 후보 특유의 직설적 언행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설 분량을 줄이고 즉흥 연설을 자제해야 한단 분위기도 감지된다. 끝까지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된단 판단에서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거 때 보면 사소한 말실수와 실언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경우가 있다"며 "굉장히 조심해야 하고, 선거뿐만 아니라 세상사에서 자만이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는 우세하다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하는데 선거라는 게 끝나야 끝나는 거 아니겠냐"며 "마지막까지 더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부 단속도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 후보의 예상 득표율이나 압승을 언급할 경우 징계하겠다며 당내에 입단속을 주문했다. 그는 "섣부른 낙관은 투표율 하락으로, 오만함은 역결집으로 이어질 뿐"이라며 "끝까지 절박하고 겸손하게 호소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