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는 미국 공화당 주도의 세금 감면 예산안이 이미 큰 재정적자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하락 마감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16.80포인트(1.91%) 내린 4만1860.44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95.85포인트(1.61%) 떨어진 5844.61에, 나스닥지수는 270.07포인트(1.41%) 밀린 1만8872.64에 거래를 끝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새로운 예산안으로 쏠렸다. 해당 예산안은 세금 인하를 골자로 하고 있어 통과된다면 미국 재정적자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샘 스토발 CFRA리서치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방송에 “문제는 재정적 관점에서 볼 때 세금 부담이 어떻게 될 것이며 최근의 재정 긴축 시도가 단순히 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는 것에 그치고 끝나는 것 아닌지”라며 “투자자들은 국가가 인플레이션 속도를 늦추거나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예산안 통과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결국 전체 국가 부채 수준을 계속 높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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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장중 12bp(1bp=0.01%포인트) 오른 5.09% 수준에서 거래되며 이번 주 들어 두 번째로 5%를 돌파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4.6%를 넘어서면서 지난달 시장 혼란을 야기했던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오후 20년물 미 국채 경매 결과가 부진하면서 금리는 더욱 급등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조정 흐름의 연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S&P500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전날 하락세로 돌아섰고 나스닥지수도 3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뉴욕증시가 폭락한 뒤 상호관세 유예와 미‧중 무역 합의 등으로 급격한 회복세를 보인 이후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하락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에 오름세를 보이다 장중 하락으로 돌아섰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46달러(0.74%) 내린 배럴당 61.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0.47달러(0.72%) 떨어진 배럴당 64.91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장 초반에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CNN방송의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ING 원자재 전략가들은 “이러한 긴장 고조는 이란의 원유 공급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으로도 큰 영향을 줄 수박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유입을 차단해 보복할 가능성도 유가를 밀어 올린 요인이다. 프리아 왈리아 리스타드에너지 애널리스트는 “긴장이 고조된다면 하루 약 5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는 OPEC과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상당히 빠르게 상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유가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 재고가 발표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EIA에 따르면 16일로 끝나는 한 주간 미국 원유, 휘발유, 증류유 재고 모두 예상 밖의 증가세를 보였다. 원유 재고는 시장이 감소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약 130만 배럴 늘었고 휘발유 재고는 약 80만 배럴 증가해 전주 감소세에서 전환했다.
미국의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도 재고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기에는 연료 수요가 급증해 재고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2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유럽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21일(현지시간) 범유럽증시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포인트(0.04%) 하락한 553.82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86.29포인트(0.36%) 상승한 2만4122.40, 영국 런던증시 FTSE지수는 5.34포인트(0.06%) 오른 8786.46, 프랑스 파리증시 CAC지수는 31.93포인트(0.4%) 하락한 7910.49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종목 중엔 JD스포츠가 실적 부진과 관세 우려 속에 6.64% 하락했다. M&S는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온라인 판매가 중단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발표에 2.79% 내렸다.
주요 지수는 이틀째 큰 변동 없이 흘러갔다. 대부분 하락 출발했다가 일부는 소폭 반등 마감했다. 영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동요하지 않았다고 CNBC방송은 설명했다.
영국 4월 물가상승률은 3.5%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3.3%를 웃돌았다. 2월과 3월 각각 2.8%, 2.6%를 기록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국제 금값은 약달러와 지정학적 불안 속에 상승했다.
2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7% 상승한 온스당 3312.77달러를 기록했다. 6월물 선물 가격은 0.9% 오른 온스당 3313.50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일주일 신고가다.
금값은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상승했다. 통상 달러 가치가 내려가면 다른 통화 보유자들의 금 매수 부담이 줄어든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0.51% 하락한 99.60을 기록했다. CNBC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이 재정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로 인해 달러 가치가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불안도 금값을 떠받쳤다.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최근 몇 달 동안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하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이란의 우라늄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면 공격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NZ는 보고서에서 “거시경제적ㆍ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최근 금값이 하락했던 점이 투자자 매수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22일 오전 7시 4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1.67% 상승한 10만6546.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1.99% 오른 2534.6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0.61% 상승한 2.35달러로, 솔라나는 1.85% 뛴 169.19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10만9716.14달러까지 치솟으면서 4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대한 우려 속에 하락했다.
2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51% 하락한 99.60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5% 상승한 1.1339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1% 오른 1.341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6% 하락한 143.64엔으로 집계됐다.
CNBC는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지출 법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공화당이 여전히 해당 법안의 세부 사항을 놓고 이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이 문제를 놓고 회동했지만, 끝내 강경파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감세하려면 지출 삭감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 법안으로는 그러지 못한다는 게 강경파 입장이다. 시장에선 법안이 그대로 통과하면 재정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머니코프의 유진 엡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예산안으로 인해 주식을 제외한 미국 안전자산들 사이에서 자금이 전반적으로 재분배되고 있다”며 “예산안 이전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이미 급격히 악화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