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안전 투자 1000억’⋯SPC그룹, 또 근로자 사망

입력 2025-05-19 17: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022년부터 사망 3건, 부상 5건 사고 반복..."근본적 조직문화 개선 필요"

▲SPC삼립 경기 시화공장 전경 (사진제공=SPC삼립)
▲SPC삼립 경기 시화공장 전경 (사진제공=SPC삼립)

SPC그룹 계열사 제조공장에서 또다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평택 SPC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 ‘닮은꼴’이란 점에서 SPC그룹 안전불감증이 재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첫 사고 직후 대국민 사과를 한 허영인 회장이 약속한 ‘1000억 투자’를 통한 안전경영도 반쪽짜리에 그쳐, SPC그룹의 전사적인 안전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경기 시흥에 있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기계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났다. 이번 사고는 A씨가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공장이 이른바 '풀가동' 할 때는 컨베이어 벨트가 삐걱대 몸을 깊숙이 넣어 윤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는 근로자 진술 등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한 CCTV 영상을 확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한 뒤, 이를 지키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면 사고 책임자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다.

SPC삼립은 사고 직후 김범수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내고 “당사 공장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는 현재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고 직후부터 공장 가동을 즉각 중단했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직원들의 심리 안정을 위해서도 노력할 예정”이라며 거듭 사과했다.

문제는 SPC그룹 계열 제빵공장에서 근로자 사망 또는 부상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2년 10월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는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여 사망했다. 이 공장에서는 50대 여성 근로자가 작업 중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상을 당하거나 20대 외주업체 직원이 컨베이어가 내려앉는 사고로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또 2023년 8월 경기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는 50대 여성 근로자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졌다. 이 공장 역시 사망 사고 외에도 근로자 손 끼임 등 사고가 잇달았다. 이들 사고는 대부분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수사로 이어졌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2022년 평택 SPL 제빵공장 사망 사고로 인해 불매 운동이 벌어지자,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3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SPC는 가장 최근인 작년 2월까지 520억 원을 투자했고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주요 생산시설에 대한 국제표준 안전인증 취득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SPC 계열사에서 근로자 사망 3건, 부상 5건에 이르는 닮은꼴 사고는 반복되고 말았다.

재발 방지를 위해선 근본적인 조직 문화 개선과 시스템 점검이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SPC그룹이 근로자의 무덤이라는 비난을 피하려면, 단순한 설비 개선을 넘어 안전이 최우선 가치임을 명확히 하고 근본적인 조직문화 개선, 지속적인 안전관리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외국인 집주인 1년에 10%씩 늘었다 [외국인 'K 부동산' 쇼핑, 이대로 괜찮나? ①]
  • 이스라엘, 이란 공습 소식에 국제유가 7% 급등
  • 디지털자산 제도화 속도戰… '혁신-소비자보호' 균형 잡아야[위기 대한민국, 이것만은 꼭 ⑤]
  • '차명 재산 의혹'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 사의
  • “내수부터 살리자” 車 업계, 할인러시…개소세 인하 연장 목소리도
  • 희토류 물꼬 튼 G2…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도 풀릴까
  • 실용주의 정책·한중 해빙 무드...K뷰티, 中 시장 재공략 기대감 고조[이재명 정부 유통산업 전망⑤]
  • 규모 확대 후 처음 개최되는 '2025 피파 클럽월드컵', 관전 포인트는?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6.13 13:03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5,160,000
    • -2.03%
    • 이더리움
    • 3,491,000
    • -8.06%
    • 비트코인 캐시
    • 560,000
    • -5.08%
    • 리플
    • 2,953
    • -4.15%
    • 솔라나
    • 201,000
    • -8.51%
    • 에이다
    • 882
    • -7.16%
    • 트론
    • 378
    • +0%
    • 스텔라루멘
    • 359
    • -5.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42,000
    • -6.35%
    • 체인링크
    • 18,410
    • -8.54%
    • 샌드박스
    • 363
    • -6.4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