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7차전 원정 경기에서 서울 SK를 62-58로 물리쳤다.
1~3차전에서 승리했으나 4~6차전을 연달아 내줘 ‘역스윕’(역싹쓸이) 위기에 몰린 LG는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잡아내며 4승 3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프로농구 출범과 함께 1997년 창단한 LG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규리그 1위는 2013-2014시즌 한 차례 달성했으나 이 시즌 봄 농구에선 준우승에 그쳤다.
2022년 LG 지휘봉을 잡아 데뷔 시즌과 2023-2024시즌 잇따라 팀을 4강 플레이오프(PO)에 올려놓은 데 만족해야 했던 조상현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구단 첫 우승을 지휘해냈다. 조 감독은 김승기 전 고양 소노 감독, 전희철 SK 감독에 이어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세 번째 농구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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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역대 최소인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기세를 5월로 이어오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기 초반 양 팀은 슛 난조를 보이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1쿼터는 LG가 10-8로 근소하게 앞섰는데, 이는 챔피언결정전 한 쿼터 최소 득점 신기록이다. LG는 2쿼터에서 공격 리바운드의 우위를 바탕으로 점수 차를 벌려 27-23으로 전반을 마쳤다.
4쿼터 들어 LG의 외곽포가 폭발했다. 허일영과 양준석의 3점슛이 연이어 터지며 49-44로 앞서나갔고, 타마요의 3점슛까지 더해지며 55-45, 10점 차 격차를 만들었다. SK도 김형빈의 연속 3점슛과 김선형의 속공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LG는 유기상의 스틸에 이은 마레이의 득점으로 다시 달아났다. 경기 종료 직전 SK 워니가 3점슛을 성공하며 2점 차까지 좁혔지만, 유기상이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LG의 우승을 확정했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는 39세의 LG 베테랑 슈터 허일영이 선정됐다. 이날 3점슛 4개를 포함해 14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허일영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80표 중 32표를 받았다. 허일영은 고양 오리온(현 소노), SK에 이어 역대 최초로 세 개 팀에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선수로 기록됐다.
1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마레이, 12점을 넣은 유기상의 활약도 빛났다. 특히 유기상은 자유투 7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LG는 우승 상금 1억 원을, 허일영은 MVP 상금 1000만 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