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 라인업, 집착(?)의 이유는 [이슈크래커]

입력 2025-05-1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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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출처=에스파 공식 인스타그램)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출처=에스파 공식 인스타그램)

이번 축제 라인업 대박!

전국 대학교 캠퍼스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5월이면 찾아오는 축제 시즌이 찾아왔기 때문인데요. 시험 기간까지 끝난 만큼 선후배, 동기, 지인들과 자유롭게 캠퍼스를 탐방할 생각으로 새내기들의 마음은 특히 설렐 겁니다.

다만 요즘은 설렘의 무게 중심이 다소 바뀌었습니다. 어느 순간 축제의 핵심이 '공연'이 되어버린 탓인데요. 이 중에서도 '누가' 공연하는지에 압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죠.

라인업의 이름 석 자가 대학 축제의 흥망을 좌우하는 요즘입니다. 그렇다 보니 올해도 수많은 캠퍼스가 시상식 버금가는 축제 라인업을 구축했는데요. 열정적인 공연으로 소문난 솔로 아티스트부터 인기를 끄는 아이돌 그룹,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록밴드까지 다양합니다.

그 결과 캠퍼스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와 함께 그 열기만큼 뜨거운 부작용(?)까지 끌어안게 됐는데요. 대학 축제, 어떻게 생각하세요?

▲9일 성균관대 축제에서 공연한 그룹 아이브. (출처=아이브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9일 성균관대 축제에서 공연한 그룹 아이브. (출처=아이브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K팝 시상식 저리 가라…YB→키키, '연차'도 다양

앞서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는 7~8일 대동제를 개최했습니다.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부터 메이딘, 키노, 다비치, 타이거JK와 윤미래, 싸이 등 아티스트가 공연을 펼쳤죠

성균관대학교가 8~9일 연 축제에는 키키, 안신애, YB(윤도현 밴드), 아이브, 잔나비, 싸이 등이 공연했는데요. 이어 15~16일 열리는 축제에는 유다빈밴드, 최예나, 비비지, 십센치, 릴보이, 빅나티, 권은비, 크러쉬 등이 출격합니다.

서울과기대에는 지코와 권정열, 기리보이, 있지, 백예린 등이 나서고요. 건국대 축제에서는 김수영, 카더가든, 다이나믹듀오, 에스파, 싸이 등이 열정적인 무대를 펼칩니다. 서울시립대에는 최예나, QWER, 투어스, 윤하 등이, 전북대에서는 나상현씨밴드, 스컬&하하, 이영지 등이 공연하죠. 홍익대에서는 창모, 빈지노 등의 무대를 시작으로 이승윤, 에스파, 싸이 등이 마지막 날 무대를 마무리합니다.

중앙대에서는 21일 에스파, 쏜애플, 정동원의 공연에 이어 스테이씨, 행주, NCT 드림 등의 무대를 볼 수 있는데요. 27일부터 30일까지 연세대 축제에는 이적, 장기하, 정세운 등이 오죠.

시험 기간 후 찾아온 봄 축제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상 심리를 자극합니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캠퍼스 낭만도 상당한데요. 여기에 최근엔 인기 아이돌, 래퍼 등이 축제 무대를 꾸미며 단순한 학교 행사에서 나아가 '소규모 콘서트' 같은 열정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방감은 물론 대학 구성원 간 소속감을 느끼며, 콘텐츠 소비 시대의 '경험' 욕구까지 충족할 기회죠.

▲(출처=한국체대 총학생회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출처=한국체대 총학생회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아이돌 몰리니 '홈마'도 뜬다…홈마 존까지 마련한 대학들

다만 크고 작은 논란도 따라붙습니다. 우선 인기 아이돌의 출연이 잇따르니 자연스럽게 대중의 관심도 쏠리는데요. 이른바 '대포 카메라'를 들고 이들을 찍으러 다니는 일부 '홈마'들의 출몰(?)로 재학생들의 불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홈마는 '홈페이지 마스터'의 줄임말입니다. 직접 찍은 연예인 사진을 개인 홈페이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리는 팬들을 일컫죠. 콘서트나 페스티벌 등에서 찍은 연예인의 사진을 팔거나 관련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하는데요. 인기 홈마의 경우 SNS 팔로워가 수만~수십만 명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을 비롯한 다수의 외부인이 대학 축제에 출입하면서 재학생들 사이에서 '카메라로 시야를 가린다', '재학생보다 외부인이 많다' 등의 불만이 제기되는데요. 특히 공연 무대 인근 혼잡도도 극심해졌죠.

이렇다 보니 대학 측도 나섰습니다. 일단 '대형 카메라 반입 금지'를 공지했는데요. 사실상 제재가 어렵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입장 시 엄격한 소지품 검사를 진행하는 아이돌의 단독 콘서트도 카메라 반입을 금지하곤 하지만, 공연 중 홈마들의 '프리뷰' 사진이 버젓이 올라오는 게 부지기수입니다.

실로 인천대는 지난해 5월 대형 카메라 반입 금지 공지를 내걸었지만, 당시 대형 카메라를 들고 축제를 찾은 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주최 측과 재학생들, 대포 카메라를 든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졌고요. 주최 측의 경고에도 팬들의 촬영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는데요. 시비가 붙은 재학생의 얼굴 사진을 X에 공개해버린 팬도 나와 논란이 됐죠.

혼란을 막기 위해 재학생 존, 외부인 존으로 구역을 구분하는 대학도 어렵지 않게 발견됩니다.

재학생 존에는 학생증 등으로 재학 여부를 '인증'해야만 입장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나아가 홈마 존을 따로 마련해놓는 학교도 등장해 네티즌에게 충격을 안겼죠. 15일부터 축제를 여는 한국체대는 무대 바로 앞에 재학생 존을 마련, 그 뒤로 취식 존, 홈마 존을 설치했는데요. 일부 홈마는 SNS에서 '무대와의 거리가 멀다'는 불만을 토로했으나, '대학 축제는 재학생이 우선'이라는 반론이 거센 상황입니다.

또 이 경우엔 학생증, 신분증을 타인에게 돈을 받고 대여하는 사례도 잇따릅니다. 통상 재학생 존이 무대 바로 앞 등 좋은 구역에 마련되기 때문인데요. 공연 티켓이나 예매에 필요한 학교 계정 정보를 사고팔기도 하죠.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 입장권은 무려 30배가량 비싼 가격에 재판매 됐습니다.

'과잉 예산' 문제도 심심찮게 거론됩니다. 서울 시내 대부분 학교는 축제 비용으로 1억5000만∼3억 원 정도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비용은 학교 부담의 교비, 재학생이 내는 학생회비, 졸업생 및 주변 상인 등 외부 후원금 등으로 충당합니다.

이 같은 재원은 해마다 줄어드는 반면, 한 팀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연예인 섭외 비용은 증가세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양대 총학생회는 '아티스트 섭외비'에 축제 전체 지출의 49.75%를 사용했습니다. 무대 설치 및 진행비는 25.31%로, 두 항목을 합치면 전체 예산의 4분의 3이 공연에 쓰인 셈이죠.

그렇다고 총학생회를 탓할 수도 없습니다. '누가 오는지'가 총학생회의 중간 성적과도 같기 때문인데요. 대학 축제의 '급' 평가까지 달려 있기에, 무리해서라도 인기 가수를 부를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라인업에 축제 흥망 평가 갈리지만…재학생 아이디어 빛나는 사례도

이 같은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본질적인 문제를 인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아무리 엄격히 팬들의 소지품을 관리하고 티켓 및 신분증 거래를 금지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건데요. '누가 오는지'에 따라 축제 흥망이 갈리고, 매년 더 큰 인기를 끄는 가수 섭외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대학 문화로 고착화한 만큼 대학 축제 문화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분석이 이어지죠.

단순히 화려한 공연 가수들 라인업뿐만 아니라, 총학생회 측의 빛나는 아이디어로 화제를 빚은 사례도 있습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측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대동제 굿즈' 관련 릴스를 공개했는데요. 총학생회가 자체 제작했다는 축구복부터 짐색, 카라비너, 키링, 후우링(풍경) 등 귀여운 굿즈가 담겼습니다.

이 영상은 조회 수 50만 회, '좋아요' 9000개 이상을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유머러스한 영상인 탓도 있지만(?) 아름다운 굿즈 디자인이 네티즌들의 마음을 홀린 겁니다. 학교의 상징색인 '이화그린'도 뚜렷하게 표현됐죠. 네티즌들은 "너무 예쁘다", "이대생이 아닌데도 굿즈를 갖고 싶다", "이화여대 가야 할 것 같다"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결국 축제의 재미는 '누가 오는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셈인데요. 다음으론 어떤 캠퍼스가 '굿즈 맛집'으로 떠오를지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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