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7월 종료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에 대응해 베트남 공장의 미국 수출형 냉장고 생산량을 일부 조정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베트남 하이퐁 공장의 가동률을 조정, 미국 수출형 냉장고 물량을 일부를 줄인다. 반면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생산해온 냉장고 미국시장 공급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미국 정부가 베트남에 46%라는 초고율 관세를 책정한 데 따른 대응이다. 베트남보다 낮은 25%의 상호관세가 책정된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 멕시코ㆍ캐나다무역협정(USMCA) 혜택을 받아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다만 LG전자는 유예 종료까지 두 달 가까이 남은 데다 베트남 정부가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국가별로 차등 적용되는 상호관세는 오는 7월 8일까지 90일간 부과가 유예된 상태다.
현재 LG전자는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제조하는 한편, 멕시코에서는 냉장고와 조리기기 생활가전과 TV를 생산 중이다. 이밖에 베트남에서는 북미 수출형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상호관세 여파를 피하고자 일찌감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스윙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이번 베트남 공장의 생산 물량 조정 역시 그 일환이다. 주요 가전 생산지를 미국 현지로 옮기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도 검토 중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서울대 특별강연에서 취재진을 만나 "미국 생산 기지 건립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생산지 변경이나 가격 인상 등 순차적인 시나리오를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