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가방을 뒤지는 것은 과도한 행위다. 공식 사과를 요청한다.” 이재명 후보의 경선 과정에선 검문 강화로 개인 물품을 압수당한 모 언론사의 취재 기자가 민주당에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항의가 나왔다. 올해 초 부산 가덕도에서 흉기 테러를 당했던 이 후보는 추가 테러 관련 제보를 받은 후 경호를 대폭 강화했다. 경선 합동연설회 현장을 찾은 일부 기자들은 테러 위험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가방을 수색당했다. 모 언론사 기자는 가방 속에 있던 손톱깎이 등 물품을 압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왜 과도하게 막냐.” “그러지 마시라.” 이재명 후보의 ‘경청 투어’ 과정에선 ‘후보 신변에 대한 위협이 지속된다’는 우려에 언성을 높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후보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도보 유세’와 신변 위협에 대비한 ‘접촉 차단 경호’ 사이 ‘적정 선을 지키는 경청’을 택했다. 경청 투어 내내 이 후보 주변엔 경호 인원들이 3중 4중으로 붙어 시민들의 접근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유력 후보를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은 열망이 제한되자 일부 시민은 “왜 과도하게 막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경호 인원들은 이 후보에게 접근하다 몸으로 제지를 당한 시민에 “그러지 마시라”, “(제지를) 이해해 달라”며 달래며 진땀을 뺐다.
10일간의 지방 소도시 방문을 ‘경청투어’로 선언한 이 후보는 ‘경청’과 ‘정책화’를 잇는 매개체로 ‘수첩’을 택했다. 철원 경청 투어 중 만난 한 청년 상인의 “인구가 줄었다”는 고충을 받아적던 그는 연천 청산면에서 ‘인구가 늘었다’는 수첩에 적어뒀던 일화를 상기하며 ‘농촌 기본소득’을 언급했다. 이후에도 관련 언급을 이어가던 그는 11일 ‘농어촌주민수당’을 공식 공약으로 발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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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 문제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국민의힘은 당내 경선 때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대선 경선에서 탈락했던 A 후보. 그는 경선이 시작하기 전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의원들이 자신의 캠프에 들어오면서 당내 의원 여럿이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약속했던 의원들이 들어오지 않았고,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유력 후보로 부상하면서 이상함을 감지했다고 한다.
A 후보는 한 전 총리의 배후 세력으로 알려졌던 용산에 항의해봤지만 돌아온 건 거짓말뿐. A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배후 핵심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한 전 총리를 도우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본래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다른 후보를 도우려 했다는 당 지도부는 이러한 물밑 움직임에 한 전 총리를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는 후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A 후보에게만 그러지 않았다. A 후보 포함한 여러 후보가 경선 불출마를 종용받았다”고 했다.

10일 새벽 국민의힘 지도부의 최선은 ‘후보 교체’였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기호 2번’을 달아주기 위한 시간이 부족했고, 방법도 없었다.
이들이 막다른 길로 접어들기 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다른 대안도 제시됐었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에 결렬을 거듭하자 8일 일부 의원들은 집단 탈당해 ‘기호 3번’을 달고서라도 대선 후보를 ‘한덕수’로 내는 방안을 검토했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창당은 불가하니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깡통 정당’ 빌리기. 현재 ‘신한국당’, ‘새누리당’ 등 국민의힘의 옛 이름을 가진 정당들부터 이름 모를 정당까지 수많은 정당이 여전해 존재한다. 이 안을 검토했던 B 의원은 “이것이 결국 두 후보를 살릴 수 있는 궁여지책이다”라면서 “단일화를 후보자 동의 없이 강제한다는 건 법적인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 기존에 있는 당은 많다”고 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 한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그렇게 하려면 당원들도 일부 나가야 하는데 그렇게는 못한다”며 “무엇보다 당을 뛰쳐나갈 깡은 있나”라고 못 박았다. 당을 뛰어나갈 용기가 없었던 건지, 지도부가 막아선 것인지 어떤 이유가 주되게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종적으로 ‘집단 탈당’ 카드를 쓸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나면서 이 안은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금 당은 사령관에게 전체적인 것을 맡기지 않고 이래라저래라 모든 것을 간섭한다. 이래선 전쟁을 치를 수 없다. 전국을 순회하기에도 바쁜 일정이다. 온 국민에 이재명의 무도함을 알리고 국민에게 김문수를 설득할 시간을 가져야하는데, 이 촉박한 시간에 어떻게 할 수 있나"
7일 국민의힘의 단일화 압박 논란에 쓴소리를 하며 일장연설을 늘어놓은 '이 사람'. 한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핵심 측근이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무도한 공산정권 앞잡이 집단을 타도하기 위해서라도 김문수 후보가 싸울 수 있게 동지 힘내자"고 연설했다.
법원이 이 후보의 첫 공판을 15일로 지정했던 지난 2일엔 김 후보 캠프에 처음으로 등장해 "어제 이재명 재판 결과 때문에 노래 한번 부르고 싶은데 참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했다. 김 후보는 "다른 건 모르겠지만 노래를 잘 하시더라. 성악을 전공했는데, 이 정도면 가수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이재명과 만나서 여기까지 오셨다"고 유 전 본부장에 힘을 실어줬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보수 진영 대선후보 캠프에 연일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14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대선 출마선언식에도 등장해 "이재명이 당선되면 제가 바로 '꽃게밥'이 될 거라고 생각해 왔다. 제가 이재명 진영에 있을 때 제일 무서운 사람이 홍준표가 나오는 것이었다"며 지지선언을 했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를 은퇴하자 이번엔 김 후보 캠프에 자리를 옮기며 이 후보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