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의 매출 차이가 10조 원 이상 벌어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5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 등의 영향으로 인공지능(AI) 칩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감소한 탓이다.
TSMC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42% 급증한 8393억5000만 대만 달러(약 37조 원)다. 최근 환율 변동을 고려해도 삼성전자와 TSMC의 1분기 매출 격차는 10조 원 이상이다.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하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아직 진입하지 못해 HBM의 실적 기여도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TSMC는 엔비디아 AI 칩 생산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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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21년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메모리 업황이 둔화하면서 2022년 3분기부터 TSMC에 매출을 역전당했다.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는 근소한 차이로 TSMC의 매출을 재역전했지만,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3분기에는 TSMC가 다시 삼성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당시 두 회사의 매출 차이는 약 3조 원이었고 4분기에 8조 원, 올해 1분기 10조 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의 격차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현재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 DS 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분기보다는 증가한 28조~30조 원 수준이다.
TSMC는 올해 2분기 매출 전망치를 284억~292억 달러로 제시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39조~40조 원 수준으로, 삼성전자 매출 전망치보다 10조 원가량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