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명의 차량 판매량 주요 견인
연두색 번호판 부착 효과 미미해

극심한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억 소리 나는 고가 수입 자동차들의 판매량이 되레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연두색 번호판 부착 의무화에 따라 판매량이 줄었던 법인명의 고가 수입차 구매가 올해 들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1억 원 이상 고가 수입 차량은 총 1만5727대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696대보다 14.83% 늘어난 수치다.
개인명의 차량은 지난해 1분기 6576대에서 올해 1분기 6588대 팔리며 0.18% 증가했다. 특히 법인명의 차량은 같은 기간 7120대에서 9139대로 28.35% 늘어나면서 판매량을 늘리는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BMW가 6115대로 1억 원 이상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2위는 메르세데스-벤츠로 4422대를 기록했다. 이어 포르쉐(2427대), 랜드로버(1036대), 렉서스(394대), 아우디(305대) 순이었다. 초고가 수입차로 꼽히는 페라리(104대), 롤스로이스(38대), 벤틀리(50대)도 견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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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가 수입차의 판매량이 늘어난 배경에는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인식 변화, 기존 부유층들의 플래그십 수입차 소비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법인의 사적 차량 이용을 줄이기 위해 출고가 8000만 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연두색 번호판 부착으로 인한 낙인효과 등으로 8년 만에 1억 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고가 법인명의 차량이 다시 늘어나면서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인식도 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법인차량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이 오히려 ‘부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 차량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은 제도 초기에는 구매 심리에 영향을 미쳤지만, 올해 들어서는 효과가 미미해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내수 침체로 수입차 시장이 둔화했음에도 소위 부유층과 법인의 구매 수요가 이어져 고가 수입 차량은 잘 팔린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