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현장서 답 찾는 창업주 뜻 계승...청년들 직접 만나 소통”[단독 인터뷰]

입력 2025-05-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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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5-07 18: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세상 일 관심 없던 내가 사람 돕는 일에 이토록 열정...'천직'이라 생각"
'청소년' 온라인과외ㆍ가출 보호지원도 추진…"작은 도움으로 큰 변화"
"재단 사업에 외조부 이름 붙인 이유? 당신 사재로 출연, 그 뜻 알리려"
"재단 활동 통해 '나눔 붐' 이끄는 것이 목표…더 많은 관심 가져달라"

새침한 표정에 마른 체형, 첫 인상은 다소 까다로워 보이지만 잠시만 대화를 나눠보면 이런 생각은 금세 180도 바뀐다. 롯데그룹의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외손녀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이야기다. 최근 크고 작은 사회공헌 행사에 잇달아 등장, 롯데 오너가(家) 중 가장 대외 행보에 적극적인 그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3년 11월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취임 2년 차를 맞은 장 이사장과 본지가 단독으로 만났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신격호롯데장학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신격호롯데장학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세상 일 관심 없던 사람, 이젠 사람 돕는 일에 열정 생겨...'천직' 같아❞

7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신격호롯데장학관에서 만난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취임 후 2년여 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저의 행보에 저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내가 해봤자 무슨 (세상에) 변화가 있겠나 싶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현장을 다녀보니 그렇지 않더라. 작은 지원으로 조금씩 (세상과 사람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니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했다.

장 이사장이 재단 일을 시작한 것은 처음엔 그저 우연이었다. 롯데재단은 현재 총 3개 재단(롯데장학재단, 롯데복지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운영 중이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1983년 롯데장학재단을 처음 설립한 이후 소외계층 지원과 인재 육성을 위해 여러 재단을 순차적으로 설립해 지금에 이르렀다. 2020년 초까지 그저 이사 이름만 내걸고 있던 장 이사장은 갑자기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추천을 받으면서 롯데재단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재단 1대 이사장이던 외조부, 2대 이사장인 어머니(신영자 현 롯데재단 의장)에 이어 자신이 재단 이사장이 되리라 여기지도 않았다. 그는 "외조부는 본인이 재단을 만드셨고 어머니는 백화점과 호텔, 면세점 등 다양한 사업을 직접 하셨던 반면 저는 롯데그룹에서 대외활동을 해본 적도, 나서야겠단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면서 "처음엔 재단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의 두려움은 기우에 불과했다. 장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롯데재단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다. 그가 직접 발로 뛰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재단의 여러 사업이 더 주목받고 있어서다. 장 이사장은 "제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세상에 큰 관심도 없고 의욕도 없었다"면서 "그런데 재단을 이끌게 되면서부터 다른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되니, 더 잘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지원을 더 적극적으로 하려면 돈도 많이 필요하더라. 의도하지 않고 참여하게 된 재단 일이 저에겐 천직인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신격호롯데장학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신격호롯데장학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청소년 온라인 과외ㆍ가출 보호 지원도 준비 중…작은 도움으로 큰 변화 가능❞

현재 롯데재단이 펼치고 있는 사업은 그야말로 방대하다. 청년층 대상 장학사업(△신격호 롯데 희망장학금 사업 △신격호 나라사랑 장학금 △신격호 글로벌 장학금 △신격호 롯데 순직경찰관 의인 기념사업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 △롯데 울주군 출신 자녀 장학금 등)을 비롯해 국내 거주 외국인,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까지 그 종류를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장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 청년기업가대상, 샤롯데문학상 등 이미 능력을 가진 이들에게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 지원사업과 더불어 잠시 길을 잃은 청소년에 대한 지원책도 추진 중이다. 일례로 가출 청소년들에 대한 쉼터 마련과 미혼모 지원 시설 설립,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속채무 해결 법률 서비스 지원 등을 검토 중이다. 국내 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한국어학당 지원 △인도네시아 도서관 건립 지원 △캄보디아 물품 지원 사업 등을 통해 해외에서도 왕성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장 이사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청년층 지원 사업이다. 청년에 대해 유독 관심을 쏟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지 묻자, 그는 "청년들이야말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외할아버지가 가장 먼저 설립한 곳도 바로 장학재단"이라며 "그만큼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셨던 것이고, 저도 이제야 그 중요성을 크게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 장소인 신격호롯데장학관 역시 당초 호텔로 만들려던 곳을 비수도권 출신 학생을 위한 기숙사로 바꾼 것이다. 학교 등 기관 추천을 받아 입주한 학생들은 사실상 비용 부담 없이 생활이 가능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

장 이사장은 청년층 지원만큼 작은 도움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여긴다. 게다가 지원에 따른 변화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그는 "저희가 학생들에게 단순히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한마음소통캠프 등을 통해 직접 만나 이야기하며 소통한다"며 "재단에서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을 또 다른 이들에게 나누겠다는 마음을 갖고 적극 임하더라. 저희의 지원이 사실상 '나눔의 선순환'으로 작용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신격호롯데장학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신격호롯데장학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재단 사업마다 꼭 신격호 이름 붙인 이유? 창업주의 마음 전하기 위한 것❞

현재 롯데재단이 운영 중인 사업 대부분에는 신격호란 이름 석자가 포함돼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장 이사장은 "여러 사업에 외조부 이름을 굳이 넣은 첫 번째 이유는 창업주의 사재로 재단이 운영되고 있는 만큼, 그가 살아 생전 도와주고 싶어했던 마음을 알리기 위함"이라며 "수혜자들이 누구에게 도움을 받았는지 알지 못하면 오히려 안이하고 당연시 여기는 경우도 있어 이를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특히 재단 설립의 밑거름이 된 '신격호 정신'도 거듭 강조했다. 장 이사장은 "신격호 정신은 한 마디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손녀로서 외조부를 오래 지켜봤지만, 그는 항상 우리나라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분이셨다. 나라 사랑과 국민에 대한 애정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장 이사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선한 롤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저희 신격호 정신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도 그런 롤모델 중 한 분이 외조부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조부는 어려운 시기에 정말 고생하셨고 정말 큰 업적을 남기신 분인 만큼, 그의 이야기를 모두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장 이사장의 최근 현장 중심 행보를 보니, 생전에 "항상 현장에 답이 있다"고 역설했던 신격호 명예회장의 모습과 오버랩 됐다. 그는 "제가 직원이 아닌 손녀다보니 외조부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도 "그의 철학이 '거기 가봤나'라는 건 나중에야 들어서 알았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이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희 손주들에게도 어느 호텔 가서 몰래 묵어보라며 강제투숙(?)을 시킨 뒤 호텔 리뷰를 받으시곤 했었다"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외조부를 회상했다.

장 이사장은 앞으로 더욱 더 재단 업무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롯데재단 활동이 단순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알리고, 더 나아가 그분들도 선행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선순환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제 활동으로 다른 기업도 경쟁적으로 (사회공헌 사업에) 적극 나서면 좋지 않겠나. 롯데재단이 그 붐을 일으키고 선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신격호롯데장학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신격호롯데장학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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