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은 2일 수출 모멘텀(성장동력) 개선은 무역정책 불확실성 완화 여부에 달렸다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솔리스스테이트디스크(SSD), 바이오, 화장품 등 업종에 주목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수출과 전 세계적인 교역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무역정책(관세) 불확실성 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존 상호·보편관세의 지속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사실상 미국도 자인했기에, 6~7월 중에는 협상 타결·관세율 인하 등의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때까지는 대외여건에 둔감하고 구조적으로 수출이 지속 증가하는 업종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수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하면서, 메리츠증권의 전망(-2.7%)과 블룸버그 컨센서스(-2.0%)를 웃돌았다. 메리츠증권은 월말 밀어내기 효과보다 관세의 부정적 충격이 하순 들어 더 본격화될 가능성을 고려했다. 그러나 월말 효과는 있었고, 반도체와 무신 통신기기 수출이 선방하며 관세 충격은 대미 수출(-6.8%)에 집중됐다.
이 연구위원은 "수출 증가세가 3월(3.0%)보다 높아진 것이 수출 개선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일평균 수출 증감률은 -0.7%로 3월(+5.3%) 실적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대미 수출부진(-6.8%, 일평균 -10.7%)은 자동차(4월 1~25일 -16.6%)와 일반기계(-22.6%)가 주도했다. 자동차는 관세부과 대상이며, 일반기계 부진은 제조업 자본지출(capex) 수요 위축(주문 중단)을 의미한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의 상호관세가 하루 만에 유예됐으나, 앞으로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에 비가역성을 띠는 기업투자 개선을 섣불리 논하기 어렵다"며 "상호관세 유예 기간(7월 9일)의 협상 진전과 이후 무역정책 윤곽이 뚜렷해 져야 비로소 투자 재개를 기대할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