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매우 큰 공장을 미국에 지을 것"
USTR 대표 "한국과 올바르게 협상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감사를 표했다. 한국과 관세 협상도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CEO) 20여 명을 초청 ‘인베스팅(투자) 인 아메리카’ 행사를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에 참석한 기업들은 모두 합쳐 2조 달러(약 2853조 원) 넘는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며 “전체적으로는 8조 달러에 달한다. 이것은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여기서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삼성전자조차 관세를 이겨내고자 매우 큰 공장을 미국에 지을 것이라고 오늘 아침 발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열린 각료회의에서도 “한국의 삼성이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행사장에선 주요 CEO를 하나하나 호명하며 투자 결정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무엇보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북미법인장 및 최고경영자(CEO)를 가장 먼저 호명해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현대차가 발표한 21억 달러(약 3조 원) 투자를 언급하면서 “고맙다.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후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 도요타 등 행사에 참석한 CEO를 차례대로 부르며 감사함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이 청중석 맨 앞줄에 앉아있는 걸 보고는 “왜 각료들이 좋은 위치에 있나. 당신들은 그 자리를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줬어야 한다”며 기업인들을 띄워주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뉴스채널 뉴스네이션이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서도 한국과의 협상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인도 등과 협상을 타결했느냐’는 물음에 “그들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린 한국과 협상하고, 일본과도 협상하고 있다”며 “우린 한국 군대에 돈을 대고 있고 그들은 무역에서 우릴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한국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협상 상황을 묻는 말에 “한국은 매우 진취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어 대표는 “한국은 제안을 내놨고 우린 의견을 줬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미국은 아시아 국가와 협상을 가장 우선하고 있다. 그 명단 가운데 한국이 가장 위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그리어 대표는 “협상국이 더 적극적일수록 우리도 그럴 수 있다”며 “우린 영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한국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이어 “우린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된 누구든 받아들인다”며 “타결에 근접한 협상들이 있고 수개월이 아닌 수주 내로 일부 초기 합의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리어 대표의 발언은 한국과의 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우리 정부는 차기 정부 출범 전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주 통상협의를 통해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8일까지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7월 패키지’를 만들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를 위해 이날부터 실무급 기술 협의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