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해킹 소식이 알려지며 전국적인 유심 품절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해킹된 유심 정보만으로는 은행에서 돈을 빼가거나, 가상자산거래소 계정의 코인을 탈취하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뱅킹이나 주식거래 등을 할 때는 공인인증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OTP 카드 등 굉장히 많은 정보를 요구한다”며 “그래서 해커가 단순히 유심 정보나 이를 통한 복제폰 제조로 문자 인증 과정을 가로챈다고 해도 돈을 빼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규모 유심 정보 해킹 소식이 알려지며 개인정보 유출에 의한 금전적인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로 유심 교체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대비는 할 필요가 있지만 과도한 공포감이 조성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기존에 국민들께서 공인인증서나 OTP처럼 금융 거래시 요구하는 것이 많다고 불편해하셨다. 하지만 그 많은 보안 수단들이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의 정보를 지켜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모든 정보가 넘어간 게 아닌 만큼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보안 수단들이 과거보다 많이 간소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결정적인 보안 수단들은 남아 있어 문제가 없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김 교수 역시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심칩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지금처럼 급하게 할 필요 없이 일단은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으로도 충분히 방비가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유심 발급 대란으로 새로 발급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유심 보호 서비스로도 복제폰으로 인한 문제를 막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심 보호 서비스를 가입하면 통신사가 기기 변경이 됐는지를 탐지하고 막아줄 수 있다. 해커나 범죄자가 유심을 복제해 똑같은 유심을 만들더라도 이를 공기계에 꽂아야 사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으면, 통신사가 기기 변경 신호를 확인하고 이를 차단하는 식으로 복제폰 사용을 막게 된다.
다만 단점도 있다. 현재로서는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하게 되면 해외 로밍 서비스가 차단된다.
김 교수는 “SK텔레콤이 관련 프로그램을 수정 중이고, 다음 달 중에는 해외 로밍서비스와 유심 보호 서비스가 공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바꾸겠다고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이번 사태는 분명한 SK텔레콤의 잘못”이라면서도 “다만 너무 과도한 공포감에 유심 품절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일단은 긴급히 해외 출장을 가야 하는 사람들 위주로 유심을 교체해 주고, 그 외에는 유심 보호 서비스를 일단 가입하고 순차적으로 유심을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