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령인구 감소, 해외에서 유학생 영입
강의도 영어로…대학 국제 경쟁력에 도움
유학생 통해 일본 사회 '지속가능성' 확대

일본 주요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로 생겨난 빈자리를 해외 유학생으로 채우고 있다. 일본 정부도 유학생의 일본 내 정착 등을 위해 다각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주요 국립대는 2040년까지 유학생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4일 일본 문부과학성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보도 등을 종합해보면 올해(2025년) 109만 명 수준인 일본의 18세 인구는 2050년 68만 명까지 감소한다. 이는 곧 대학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것으로 '신입생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은 이렇게 생긴 빈자리를 중국과 베트남 등의 유학생으로 채우는 중. 일본 정부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2023년 약 28만 명이었던 해외 유학생을 오는 2033년에는 40만 명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공언한 바 있다.
유학생 영입에는 특히 국립대가 속도를 내고 있다. 유학생 확보를 위해 주요국에서 입학설명회를 추진하는 한편, 장학 지원도 추진한다. 국립대학협의회가 지난 3월 공개한 중장기 전략에 따르면 2040년까지 국립대의 유학생 비율은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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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일부 국립대학은 학제 개편까지 추진 중이다. 실제로 도쿄대는 일부 학과에 한해 학부 4년과 석사 2년 과정을 통합한, 석사까지 5년 안에 마칠 수 있는 새로운 과정을 2027년까지 신설한다. 여기에 정원의 절반은 유학생으로 채운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대학의 국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닛케이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일본 유학은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치안과 높은 학문 자유도가 장점”이라며 “다른 문화에 대한 관용적 사고도 일본 유학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본이 유학생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먼저 유학생을 위해, 나아가 일본 대학생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어를 사용한 강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 이를 수행할 만한 교원이 적다는 게 문제다. 일본인 학생 역시 영어 강의를 수용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드의 중론이다.
유학생을 위한 영어 강의는 물론, 이들을 위한 일본어 교육도 필수다. 이는 곧 유학생이 일본 대학을 졸업한 이후 일본에서 취업할 때 도움이 된다. 일본 정부도 유학생의 졸업 후 일본 기업 취업을 지원 중이다. 2022년 기준, 일본에서 학업을 마친 유학생의 53.3%가 일본에서 취업했다. 일본 정부는 2033년까지 이 비율을 6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정 국가에 편중된 유학생 비중도 풀어야 할 숙제다. 2023년 고등교육기관 기준, 일본에서 유학하는 해외 유학생의 46.6%는 중국 학생이다. 뒤이어 11.9%를 차지한 베트남 유학생이 두 번째로 많았다. 세 번째는 네팔 유학생이다. 전체의 7.7% 수준이다. 한국은 네팔과 유사한 비율로 전체의 7.4%를 차지하면 네 번째로 많은 유학생을 일본으로 보냈다.
유학생의 다양화가 결국 일본 대학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밑거름이 되는 셈이다. 스기무라 미키 카미치대학 학장은 닛케이를 통해 “일본은 유학생 대국이 될 가능성은 크다. 거기에는 대학과 사회에 유학생을 받아들이는 문화와 구조가 있어야 한다”라며 “졸업 후 출구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는 취업도 어렵고 졸업 후 일본 사회에서 정착할 수 있는 제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 확대의 필요성과 관련해 "단순히 인구감소의 보완이 아니라 대학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