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사 68년 만에 동성제약이 오너 경영 체제가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다. 이양구 회장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을 돌연 매각하면서다.
특히 지난 2월 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해 조달된 자금으로 유동성을 강화하고 재무 구조 개선 등을 발표한 지 2개월 만에 회사가 매각 된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최대주주였던 이양구 회장은 보유 지분 14.12%를 디지털 마케팅 전문업체 브랜드리팩터링에 120억 원에 매각했다.
당일 종가(3820원) 대비 14.8% 할인한 주당 3256원을 적용했다. 1차 매매대금 92억 원이 22일 이 회장에게 지급됐고, 나머지 28억 원은 향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브랜드리팩터링이 지정하는 인사가 신규 이사로 선임되는 등 경영권 이전이 마무리된 후 지급된다.
이번 지분 매각 배경에 이양구 회장과 조카 나원균 대표 간 불화설이다. 이 회장은 이번 거래와 관련해 나 대표와 사전에 전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이 창업주의 외손자이자 이 회장의 조카인 나원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선임돼 회사를 이끌어왔다. 나 대표는 지난 2월 이 회장에게서 지분 2.94%를 장외매수하는 등 승계 절차를 밟아왔다.
또 다른 이유로는 동성제약의 수익성 악화다. 지난 2018년 이후 적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재무 상황이 악화했다. 2023년 6억 원 규모로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다시 6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브랜드리팩터링의 관계사인 코스닥시장 상장 바이오기업 셀레스트라와 동성제약의 협업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인수자인 브랜드리팩터링은 2022년 설립된 신생 기업으로 셀레스트라의 백서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백 대표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건기식 D2C 유통 등에 주력하는 기업인으로, 동성제약의 건강기능식품 부문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동성제약은 올해 2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복막암 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임상에 들어가는 등 암 진단 분야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매각과 관련해 동성제약 관계자는 “현재 공시에 나온 것밖에 얘기할 게 없다”며 “매각 관련 전달할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동성제약은 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해 재무 구조를 혁신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로 계획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상환하고, 100억 원 가량은 신사업 파이프라인 강화에 사용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