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애 시간 주 1~2회로 줄일 예정”
“관세 결정은 대통령 몫…나는 인하 지지"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처참한 1분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달부터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 활동을 주 1~2회로 줄이겠다고 밝히자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 이상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1분기 매출이 193억 달러(약 27조6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11억 달러를 밑돈 것이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도 0.27달러(약 386원)로 작년 동기보다 40% 축소됐다. 전문가 예상치는 0.43달러였다.
순이익은 4억900만 달러로 전년의 13억9000만 달러에 비해 71%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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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부문별로는 핵심인 자동차 사업 매출이 139억67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앞서 테슬라는 1분기 신차 인도량이 33만6681대로 작년 동기보다 1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부문과 서비스·기타 매출은 1년 전보다 각각 67%, 15% 늘었다.
테슬라는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통상 정책이 테슬라와 경쟁사들의 글로벌 공급망과 비용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자동차 및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역동적인 상황과 정치적 분위기의 변화는 단기적으로 당사 제품에 대한 수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다음 달부터는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머스크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부효율부의 주된 작업이 거의 완료됐다”며 “5월부터는 정부효율부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위해 일하는 시간을 주 1~2일로 줄이겠다”고 알렸다.
머스크의 이 발언이 나온 뒤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규 장에서는 4.6% 급등한 237.97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 당일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차기 행정부가 테슬라에 우호적인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효했다. 그러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최근 고점 대비로는 반토막 난 상태다.
다만 머스크 CEO는 자신의 정부효율부 활동을 옹호했다. 그는 “내 생각에 옳은 일은 낭비와 사기에 맞서 싸우고 나라를 올바른 길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미국이라는 배가 침몰하면 테슬라도 그 배와 함께 가라앉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의 부진한 실적에도 머스크는 “테슬라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밝다”고 강조했다. 또 “테슬라의 문제들이 과거만큼 심각하지 않다”면서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아직 약속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풍요의 시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를 출시할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관세에 대해 머스크는 “그 결정은 전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몫”이라면도 “나는 관세 인하가 번영을 위해 좋은 생각이라고 여러 번 공개적으로 말해왔다. 관세 인상보다는 인하를 계속 옹호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머스크가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해 트럼프를 구체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그 문제에 대해 자신과 행정부 사이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