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 수주량 점유율 70%
우주 개발·반도체 부문서도 두각

중국 지도부는 2015년 5월 ‘중국제조 2025’를 발표했다. 이후 차세대 정보기술, 전기차, 산업용 로봇 등 10대 중점 분야와 23개 품목을 선정하고 국가 차원의 장기 계획과 정부 지원하에서 기술력과 생산력을 키워왔다. 건국 100주년을 맞이하는 2049년 ‘세계 제조 강국 선두그룹 진입’을 목표로 산업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는 근간이 되기도 했다. 그 결과 중국은 현재 4개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이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중국제조 2025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전기차다. 중국은 전기차 분야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전통적 완성차 강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영국 리서치 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두 대 중 한 대는 중국 브랜드다. 공급망 저변이 넓어 ‘제조업의 왕’으로 불리는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은 민관이 합심해 게임 체인저가 됐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관련 공급망도 두터워지고 있다. 한국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은 차량용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37.9%를 차지했다. 2위 비야디(BYD)와 중촹신항(CALB)을 포함한 중국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은 약 60%에 달했다.
중국 조선업 분야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세계적 리더가 됐다”고 인정할 만큼 강해졌다. 선박은 해상 운송에 필수적이며 미·중 양국에 있어 조선업은 군함 건조 등 군사력과도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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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지난해 글로벌 조선 업계 총 수주량 6580만CGT(표준 화물선 환산톤수) 가운데 중국 수주량이 4750만CGT로 전체 약 70%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2위인 한국은 1100만CGT로 중국 수주량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미국은 기타로 분류돼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철강 조달 가격이 낮은 중국은 원가 경쟁력을 강점으로 수주량을 늘렸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고객으로부터 수주한 선박 중 미완성된 선박을 나타내는 수주잔량은 작년 말 기준 2억872만 t(톤)이다. 지난해 준공량이 약 500만 t인 점을 고려했을 때 4년 치 이상의 선박을 이미 수주한 셈이다. 중국 조선사들은 기세를 몰아 증산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은 우주개발 분야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미국, 러시아에 이어 단독으로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으며 현재 유인 우주정거장을 단독으로 보유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달 뒷면에 최초로 탐사선도 착륙시켰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첨단 제품 이외의 성숙 공정 반도체 분야에서는 중국이 세계 생산능력의 24%를 차지한다. 성숙 반도체는 가전제품과 자동차에 널리 사용되며, 중국은 막대한 생산력으로 세계 공급망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