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LG이노텍, FC-BGA '조 단위' 사업 자신감은…전 공정 무인화 '드림팩토리'

입력 2025-04-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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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드림팩토리 (이투데이DB)
▲LG이노텍 드림팩토리 (이투데이DB)

먼지 한 톨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곳에는 기계음 말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축구장 3개를 합친 거대한 공장 생산라인 안, 방진복을 입은 직원 수는 10여명 안팎에 불과했다. 기판에 새겨진 회로의 불량을 잡아내는 것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으로 교육된 시스템이었다. 2022년 '플리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한 이후 지난해 2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LG이노텍이 17일 취재진을 대상으로 공개한 구미 4공장 내부의 모습이다.

AI와 데이터, 디지털 기술력으로 FC-BGA를 생산하는 이곳이 왜 '드림팩토리'로 불리는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전형적인 공장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직원 대신 공장 내부 곳곳에 달린 카메라가 전체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로봇들은 분주하게 움직였고 10여 단계에 걸친 전 FC-BGA 공정이 무인화 체계로 돌아가고 있었다.

강민석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이물과 수율 저하의 원인은 모두 사람”이라면서 “사람이 만들면 실수를 하고 제품 수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자동화 공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LG이노텍 드림팩토리 AOI(Automated Optical Inspection)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드림팩토리 AOI(Automated Optical Inspection) (사진제공-LG이노텍)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LMS)이 실시간으로 공장 내 생산현황을 모니터링한다. 가동 중인 생산라인과 제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유무, 제품 생산 실적, 품질 현황 등을 면밀하게 살핀다.

2만6000㎡ 규모의 공장 내부를 걷다가 여러 대의 자동로봇(AMR)을 수시로 마주쳤다. AMR은 사람 대신 자재를 싣고 옮겨주는 카트 형태의 로봇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에 따라 움직였다. 고객 납기 기간에 맞춰 자동으로 생산 오더가 내려지면 AMR이 원자재를 공정설비로 운반하는 방식이다.

원자재에 찍힌 바코드를 공정설비가 자동 감지하면 기준정보를 통합관리하는 RMS(Recipe Management System)를 통해 제품 스펙에 맞는 공정 레시피가 자동으로 설비에 세팅되고 제품 가공이 시작된다. 공정이 완료된 제품은 ARM에 의해 다시 물류창고(스토커)로 운반된다.

패널에 붙어있는 보호 필름도 사람이 아닌 로봇이 벗겨낸다. 사람의 손을 거치면 미세 스크래치나 분진 등 이물질로 불량률이 높아지는데, 로봇 덕분에 수율이 높아진다.

▲LG이노텍 드림팩토리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LMS)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드림팩토리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LMS) (사진제공-LG이노텍)

자동광학검사(AOIㆍAutomated Optical Inspection)는 제품의 양품 여부를 결정짓는 과정이다. 로봇이 생산이 완료된 FC-BGA 기판 제품을 비전 스크리닝 검사대로 옮기면, FC-BGA 불량품 및 양품 데이터 수만 건을 학습한 AI가 육안으로는 잡아내기 어려웠던 미세 불량영역을 단 30초 안에 골라낸다. 고객이 요구한 제품의 다양한 스펙(두께, 크기 등)이 제대로 구현됐는지 자동으로 검사할 수 있고 데이터는 고객에게 즉시 전송된다. 글로벌 고객사들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대목이다.

LG이노텍은 전 공정을 자동화·정보화·지능화해 △작업자 △실패비용 △사후보전 손실 △안전사고를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50년 동안 기판소재부품사업을 이어온 LG이노텍은 초미세회로, 고집적·고다층 기판 정합 기술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 핵심 기술을 축적했다. 이를 기반으로 시작한 FC-BGA 사업은 출발부터 성과가 좋았다. 지난해 말 북미 빅테크 고객향 PC용 FC-BGA 본격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글로벌 빅테크 고객 추가 확보에도 성공했다. 올해에는 PC 중앙처리장치(CPU)용 FC-BGA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서버용 FC-BGA 시장 진입 등 하이엔드급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 드림팩토리 자동로봇(AMR)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드림팩토리 자동로봇(AMR) (사진제공-LG이노텍)

강 부사장은 “일반적인 기판의 수율은 95%여서 수율 경쟁이 큰 의미가 없으나 FC-BGA의 경우 평균 90%, 난이도 높은 제품은 5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드림팩토리를 통한 수율 향상이 큰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C-BGA 시장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올해 11조3000억 원에서 2030년 20조40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10.3%씩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LG이노텍은 올해 계획한 사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최첨단 드림팩토리를 기반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FC-BGA 생산을 지속 확대하겠다”면서 “2030년까지 FC-BGA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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