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와는 24일 파트너십 발표 전망
삼성·구글 공조에 어떤 영향 줄지 주목
체결 시 인지도 및 입지 확대 효과 기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오픈AI와 구글의 맞수로 부상한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갤럭시폰 등 삼성전자 기기에 자사 ‘AI 비서’를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자체 AI 비서를 스마트폰에 우선 배치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삼성 기기에도 탑재하는 초기 단계 논의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삼성 기기에 퍼플렉시티 AI 비서를 기본 옵션으로 제공하거나 퍼플렉시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앱을 사전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또 삼성이 갤럭시 앱스토어에서 퍼플렉시티의 AI 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도 있다.
아울러 삼성은 가까운 시일 내에 퍼플렉시티에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퍼플렉시티는 현재 새로운 자금 조달 라운드를 위해 투자자들과 폭넓게 협의 중인데,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현재의 두 배인 180억 달러(약 26조 원)로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은 다양한 파트너와의 개방형 협력을 강조하며, AI 및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의 협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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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5월에는 삼성전자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삼성넥스트가 퍼플렉시티에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삼성넥스트의 투자에 관해 드미트리 쉬벨렌코 퍼플렉시티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자신의 SNS에 “삼성 제품 생태계 전반에서 실시간 AI 검색을 확장하기 위해 삼성넥스트와 협력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삼성과 퍼플렉시티 논의 소식을 전한 소식통은 “퍼플렉시티가 중국 레노버그룹 산하 모토로라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이달 안에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모토로라가 24일 미국 뉴욕시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연다”며 “퍼플렉시티와의 협력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양사의 협약에는 퍼플렉시티가 구글 AI인 제미나이를 대체해 AI 비서로 사전 탑재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모토로라의 최신 레이저 폴더블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이에 맞춰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는 퍼플렉시티 이용을 촉진하는 마케팅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모토로라는 현재 자체 개발한 AI인 ‘모토 AI’와 구글의 제미나이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도 비슷하게 구글 제미나이와 더불어 자체 AI인 ‘빅스비’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과 퍼플렉시티 간의 긴밀한 협력이 성사된다면 오랜 기간 손을 잡아 온 구글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퍼플렉시티와의 계약은 삼성이 구글과 맺은 광범위한 파트너십으로 인해 복잡한 측면이 있다”면서 “구글은 기존 삼성 기기에서 많은 AI 기능을 지원하며, 기본 검색 엔진도 제공하고 있다”고 짚었다.
2022년 설립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플렉시티는 실시간 검색 결과 제공, 검색엔진과 유사한 직관적인 UI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퍼플렉시티가 삼성, 모토로라와 협력하게 되면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에 맞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미국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모토로라는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퍼플렉시티는 또 올해 초 유럽 도이치텔레콤과 AI 기능 중심의 스마트폰 개발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기기는 연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