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신호)’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0·11월, 올해 2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75%p 인하한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가운데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섣불리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어려운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이달 들어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 역시 금리 동결 배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에 준하는 속도로 정책이 조정된 만큼 지금은 통화정책 완화 효과를 지켜볼 때”라며 “신중함을 유지 중인 연준의 기조, 여전한 외환시장 변동성 등도 인하 휴지기(pause)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원유승·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달러-원의 30일 기준 변동폭은 0.4%로 2000년 이후 평균치인 0.3%를 0.1%p 상회하고 있다”며 “특히 이달 11일 2.4% 변동은 2022년 11월 이후 최대폭 변동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은은 여러 차례 환율의 레벨이 아니라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최근의 환율 흐름은 한은에게 있어서 동결을 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성장과 환율 중에 어느 쪽에 무게를 뒀는지, 추가경정예산(추경) 12조 원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지 주목한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성장과 환율 중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둘지가 관건”이라며 “4월 통방문에서 5월 수정경제전망을 앞두고 ‘큰 폭’ 등의 단어가 추가된다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5%p 이상 하향조정도 가능하다고 짐작할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이어 “총재의 추경 규모에 대한 입장 변화 여부와 재정승수에 대한 평가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한은 경제연구원 학술지 분석 내용을) 필수 추경 12조 원에 적용하면 GDP 제고효과는 0.68%p가 된다. 만약 분석 기간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까지로 좁히면 정부지출승수는 1.23이 되며 이를 다시 필수 추경 12조원에 적용하면 0.58%p로 산출된다”고 부연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금통위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을 확인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중립금리를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4월 2일 자동차와 반도체 관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는데 한은이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인식도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1월 금통위에서 3.0%의 기준금리는 대외와 금융안정을 고려했을 경우 중립금리 상단이라고 언급했다”면서 “2.75%의 기준금리가 더 이상 긴축적이지 않거나 혹은 중립금리 상단보다 아래라는 명확한 시그널을 보낼 경우 2분기 이후 추가 인하를 고려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