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 5조 매출 목표…관세 불가피 땐 가격 올릴 예정”

정일택 금호타이어 사장이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배보다 배꼽이 커진 상황을 우려했다. 미국산 생산설비를 중국공장으로 들여오는데 구매가격 이상의 관세를 내야 하는 탓이다. 정 사장은 관세 리스크에 맞서 프리미엄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한편 생산지 다변화로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관세 부담이 불가피할 경우 가격 전가 전략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15일 경기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엑스타 신제품 발표 간담회’에서 “현재 관세 정책 변화가 큰 시점”이라며 “25억 원짜리 설비를 구매해서 미국에서 중국공장으로 들여오는데 붙는 북미 관세가 25억 원이 넘는다”고 토로했다. 중국은 미국이 누적관세율을 145%로 올리자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종전 84%에서 125%로 상향하며 맞불 관세를 부과했다.
현실로 다가온 관세 영향에 맞서 정 사장은 “이번 관세 상황을 일종의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프리미엄 완성차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술적 난도가 높은 하이엔드 세그먼트 공략을 강화해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는 관세 대응을 위해 생산지 효율화에도 나선다. 정 사장은 “현재 베트남 한 곳, 중국 세 곳, 한국 세 곳, 미국 한 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고 언급한 뒤 “지역별 관세 상황에 따라 생산지를 조율해 수익성을 최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공장 증설 계획도 있지만 이번 관세로 투자 우선순위가 바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 공장 바로 옆에 빈 부지를 이미 확보해놨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은 이미 확보돼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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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신공장 건설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굉장히 심해 자재비가 많이 올랐다”면서 “국가별, 품목별 등 관세 등락폭이 크기 때문에 이런 조건들을 고려해 폴란드, 세르비아, 포르투갈 등 3곳을 놓고 공장 건설시 지원금액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공장도 함평으로 이전하며 국내 생산지 재편에 나선다. 토지매매 계약이 체결돼 신부지는 확보된 상황이다. 광주공장 부지 매각 대금을 공장이전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관세 부담이 불가피할 경우 수익성 방어를 위해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포함해 가격 전가 전략도 실행할 방침이다. 정 사장은 “관세 관련 주요 거래선이나 완성차 업체들과 잘 상의해서 적절한 수준으로 가격에 대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올해 사상 최고인 매출 5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금호타이어는 2022년을 기점으로 3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2022년 3조6000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4조5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그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위해 “프리미엄 완성차업체에 공급량을 생산량의 30% 이상은 넘기고 교체형 시장에서도 선진국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금호타이어는 초고성능 타이어 브랜드 ‘엑스타’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고성능, 고출력의 스포츠 차량 성능에 부합하는 제동력과 핸들링, 고속주행 안정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