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위주 지배구조 개편...물류까지 사업 다각화로 빠른 성장세 이끌어
M&A 적극 추진…글로벌 K푸드 열풍에 주목 식품사업 해외 매출 40% 목표

지속적으로 업(業)을 확장하고 있는 동원그룹이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며 올해 글로벌 기업을 향한 본격 항해에 나선다.
15일 동원산업에 따르면 1969년 4월 16일 서울 명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직원 3명, 원양어선 1척으로 사업을 시작한 동원그룹이 올해 창립 56주년을 맞았다. 수산회사로 시작해 1·2·3차 산업에 두루 진출한 동원그룹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수산, 식품, 물류, 포장재 등 4대 중심 사업 축을 완성하며 재계 55위로 우뚝 섰다.
오대양 바다를 누비던 동원산업은 1982년 국내 최초 참치캔 ‘동원참치’를 선보였다. 이후 양반김 등 다양한 식품을 출시하며 식품 사업을 키웠고, 2000년 식품사업 확대를 위해 동원F&B를 분할설립했다.
포장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는 동원참치를 담는 알루미늄 캔 등을 생산하다가 최근 10년간 국내외에서 7건의 M&A를 성사시키며 빠르게 성장했다. 포장재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핵심부품까지 생산하며 첨단소재 기업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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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를 인수해 물류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최근에는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 개장 등 항만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동원그룹의 성장은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주도했고, 지금은 그의 차남 김남정 회장이 제2의 도약을 목표로 경영 중이다.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한 김 회장은 ‘글로벌 동원’으로 도약의 키를 잡았다. 내수 정체 속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지배구조 변경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동원그룹은 2022년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을 통해 김 회장의 지배력을 높였다. 그해 11월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을 완료하고 동원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였던 김 회장은 합병 이후 동원산업 지분 43.15%를 보유하게 되며 지주회사 동원산업의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다 동원그룹은 14일 동원산업이 상장 자회사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통해 동원산업은 보통주 신주를 발행, 동원F&B 주주에게 지급한다. 교환 비율은 동원산업 1주당 동원F&B 0.9150232주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동원F&B는 상장폐지되고, 동원산업의 최대주주인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87.89%에서 78.89%로 낮아질 예정이다.
동원그룹은 이에 대해 글로벌 식품 사업을 키우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동원F&B 100% 자회사 편입 후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 등 식품 계열사를 묶어 ‘글로벌 식품 디비전(Division)’으로 통합한다.
동원그룹은 최근 거세지고 있는 글로벌 K푸드 열풍을 주목해왔다. 지난달에는 전 세계 바이어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세계 각국의 현지 맞춤형 K푸드 발굴을 위해 국제식품박람회에 참여했다.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리고, 북미·중남미 시장을 개척해 2030년까지 그룹 식품 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식품 계열사의 재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동원산업 주도로 빠른 성장을 위한 M&A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