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우리 당 대통령 탄핵…송구스러워서 출마 결정 늦어”

오 시장, 9일 대선 출마 선언 늦은 이유 언급
“우리 당 대통령 탄핵…빠른 결정 쉽지 않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한 공부방에서 열린 ‘서울런(Seoul Learn) 학생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마 선언이 늦은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한없이 송구스러워서 빠른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9일 청년취업사관학교 도봉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출마까지 숙고가 길었던 점에 대해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다. 부끄럽고 죄송하기 때문에 다른 분들에 비해 고민하는 기간이 길었다”며 이처럼 말했다.

오 시장은 “아무리 촉박한 대선 일정이지만 여러 가지 반성할 점에 대해 생각을 깊이 해야 했다”며 “늦어진 만큼 조속히 마음을 정리하고 비정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제시할 공약의 키워드는 ‘약자와의 동행’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오 시장은 “한 나라가 존재하는 이유는 나라를 번영케 해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번영의 과정에서 뒤처진 분들을 다 함께 보듬어 안고 미래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자와의 동행’이 정말 중요한 가치다. 임기 중 시정 철학도 ‘동행매력 특별시’였다”라며 “대선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약자와의 동행”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경선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가 언급하기 적절치 않다는 이유다.

오 시장은 “경선룰은 경기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로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한 주제는 아니다”라며 “당에서 어떤 경선룰을 결정하든 경선룰에 따라서 페어플레이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준표 대구시장과 달리 시장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서울시민에 대한 도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당에서 대표 후보로 선정이 돼야 대선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그럼 점을 감안하면 시장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저를 뽑아준 서울시민에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다행스러운 점은 휴가를 거의 쓰지 않았다. 쌓여있는 휴가가 꽤 된다”라며 “이것만 활용해도 경선 기간을 커버하고도 남는다. 사퇴까지는 굳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한편 이날 오 시장 측은 기자들에게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13일 오 시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출마 장소는 오 시장의 시정 철학인 ‘약자 동행’이 전국적인 정책으로 확대될 수 있는 상징성을 가진 곳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