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중심 외국인 편의성 강화

국내 주요 은행이 '블루오션'으로 외국인 금융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증가세가 두드러진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고객 편의성 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 부산은행은 연내 첫 외국인 특화지점을 개설한다. 기존에 있는 일부 영업점에 외국인 고객 전담 창구를 두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일부 영업점 내 외국어 소통 능력이 우수한 직원을 둔 ‘전담 창구’ 운영을 검토 중이다. 중국인이 많이 내점하는 제주도 영업점에는 중국어에 능통한 전담 직원을 배치하는 식이다. NH농협은행은 시중은행 중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00여 곳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10곳 중 6곳이 비수도권에 있다. 현재 내부 태스크포스(TF)에서 이러한 강점을 살려 전담창구 운영 방안을 협의 중이다
부산은행은 부산ㆍ울산ㆍ경남(부ㆍ울ㆍ경) 지역의 외국인 고객 증가 추세에 따라 상반기 내에 김해에 있는 기존 지점을 외국인 특화점으로 시범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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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업점에는 외국인 전용 창구를 지정하고 17개 국가 언어가 등록된 인공지능(AI) 통번역 시스템을 설치한다. 7개 언어 번역 서비스가 제공되는 화상상담 기기인 ‘디지털 데스크’도 설치한다. 계좌, 카드 신규 발급과 제신고 업무 등이 가능하다.
환전ㆍ송금 우대율도 최대 70%까지 적용한다. 영업점 내에 외국인 고객 통합 상품 안내자료와 모바일 뱅킹 등록 가이드를 제공하고 업무를 지원하는 외국인 유학생 서포터즈도 배치할 방침이다.
은행권의 외국인 금융 서비스 확대는 필연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등록 외국인 수는 148만8353명으로 2년 전(118만9585명)보다 25.1%(29만8768명) 증가했다. 특히 10명 중 9명이 만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외국인근로자는 22만296명에서 28만4550명으로 6만4254명(29.2%) 증가했다. 울산(88.6%) 지역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전라남도(49.1%), 부산(47.5%), 경상남도(46.1%) 등 순이었다.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19.3%, 16.6% 증가했다. 반면 서울은 2.5% 감소했다.
외국인의 소득 수준도 높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월 평균 임금이 300만 원 이상인 외국인 임금근로자는 전체의 37.1%로 2년 전(30.1%)보다 7%포인트(p)가량 증가했다. 4년 전인 2020년 16.4%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국인이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체류 외국인 수와 소득 수준이 늘고 있어 주요 고객군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