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8강→4강·4중구도'로 재편

입력 2009-07-30 19:08 수정 2009-07-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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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위 시평 격차 2조원대로 확대...1∼4위 업체 '8조클럽' 가입

2009년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순위에서 건설업계 4강 구도가 갈수록 굳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 동안 '8강'을 형성했던 하위 4개 업체는 이들 4강 업체와 격차가 늘어나면서 2등 그룹으로 밀려나고 있다.

30일 국토해양부와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올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 공시 결과, 1~4위를 형성한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은 모두 8조원이 넘는 시공능력평가금액을 기록했다.

6년만에 업계 1위로 복귀한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은 9조2088억원의 시평 금액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9조원대에 진입했으며, 삼성, 대우, GS 등도 모두 8조원을 넘는 시평 금액을 기록, 시평금액 '8조클럽'에 가입했다.

반면 8강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은 지난해 순위를 그대로 유지하긴 했지만 4강 건설사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4위권 GS건설과 5위 대림산업의 시평금액 격차는 지난 2007년 7000억원 규모에 불과 했지만 올해 시평금액은 4위 GS건설이 8조1366억원을 나타낸 반면 5위 대림산업은 6조2497억원을 기록해 2조원 가량으로 벌어졌다.

올해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과 4위 GS건설의 시평금액 격차가 약 1조원 가량임을 감안할 때 4위권내 건설사와 5위 이하 건설사들의 격차가 건설 부동산시장 침체로 더욱 굳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그간 8강구도를 형성하던 건설업계가 4강구도로 재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공능력 평가결과는 건설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는 10여년 전 IMF 외환위기에 준하는 영업적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4강 업체들은 여전히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반면 8강권 업체들은 중견 건설사들과 유사한 안정 위주의 전략으로 '지키는 경영'을 했다는 게 건설업계의 평가다.

건설사들의 시공능력을 매출과 신용, 유동성 등 다양한 구도로 평가하는 시공능력 평가순위는 건설사들의 성향도 잘 나타나고 있다. 전통의 건설기업인 대림산업은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대림건설은 지난해까지 적체된 미분양 주택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설이 나돌았던 만큼 올해 사업은 다소 보수적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대림산업과 마찬가지로 그룹의 중추가 건설인 만큼 모그룹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데다 미분양 주택수 증가에 따라 조심스런 경영 행보를 보였으며, 롯데건설은 모그룹이 탄탄하지만 전통적인 안정 위주 사업을 펴는 모그룹의 영향을 받아 건설 부동산시장 침체에서 보수적인 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우건설과 GS건설의 경우 미분양 적체에 따른 고통은 대림산업이나 현대산업개발 보다 더 심했지만 올들어서도 활발한 경영을 통해 시평 순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이들 8강 업체와는 차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4강 건설사와 8강 건설사들의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시공능력평가 실무자인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의 4강 구도가 형성된 것은 동아건설이 도산한 10년 전부터"라며 "오랜 세월 동안 형성돼있었던 만큼 4강의 입지는 더욱 굳어지고 있는 반면 5위 대림산업을 제외하곤 다소 유동적이었던 8강 건설사들 시장 상황에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경우 2~3개 업체가 독식하고 있는 다른 산업과 달리 중견 업체가 탄탄한 것이 보기 드문 특징으로 꼽힌다. 실제로 독일 등 해외 선진국의 경우도 건설업계의 양극화가 심한 편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가 탄탄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이라며 "4강구도가 진행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8강 업체 중에서는 유동성이나 경영 행태, 모그룹 지원 등을 감안할 때 포스코건설의 경우 유동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주택 및 건설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경우 8강권 건설사들은 중견 건설사로 위상이 떨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건설업계의 이야기다.

아울러 8강 업체와 15위권 업체 간의 격차도 갈수록 커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는 현재 대규모 국가 발주 사업에서 컨소시엄을 형성할 경우 시평순위 10위 내 업체들은 주간사를 맡아야하는 조항 때문이다.

일본계 건설사인 타이세이건설의 뒤를 이어 11위를 기록한 두산건설부터 금호산업, 한화건설, 한진중공업, 두산중공업, 쌍용건설 등은 시평금액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채 11~16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간사를 맡아야하는 부담 때문에 이들 15위권 건설사들이 10위권 내에 진입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스스로 조절이 가능한 만큼 시평순위는 어쩌면 해당 건설사들이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일 수도 있다"며 "4강 건설사들의 경우 건설업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심리도 작용한 반면 8강 업체들은 그런 부담을 피하고자 한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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