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철강ㆍ조선 임단협…산업계 ‘전운’ 고조

입력 2024-11-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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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난항에 산업계 전운
“불경기 심화…노사 협력해야”

▲HD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울산조선소에서 퇴근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HD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울산조선소에서 퇴근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철강ㆍ조선업계 노사가 임금 단체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산업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파업이 본격화할 경우 생산 지연과 납기 차질 등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포스코 내 복수노조 중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스코 노동조합은 지난달 31일 제10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종료됐다.

제10차 교섭에서 포스코 측은 △기본급 8만 원 인상 △일시금 600만 원 지급 △복리후생 포인트 21만 원 신설 등의 내용을 제시했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포스코 노조는 사 측의 제시안이 자신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노조는 기본임금 8.3% 인상과 더불어 △복지사업기금 200억 원 조성 △자사주 25주 지급 △격려금 300% 지급 △학자금 지원 상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 측은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노조 요구안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사 측이 요구안을 전면 수용하지 않을 경우 7일 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 결의를 추진할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노사 간 폭력사태로 대치 상황이 계속되면서 임단협 파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HD현대중공업 노조가 부분 파업을 진행하던 중 사 측 경비대와의 천막 설치 문제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10여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교섭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도 지난달 21일 한 달여 동안 중단했던 협상을 재개하며 대화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주요 쟁점에서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임금 15만9800원 인상과 더불어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폐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 측은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 △격려금 400만 원+상품권 30만 원 지급 등 2차 제시안을 냈으나 노조 측이 이를 거부했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산업계 안팎에서는 파업보다는 노사가 위기를 함께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철강ㆍ조선업계는 글로벌 시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사가 협력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임단협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어 아쉽다”며 “성실한 교섭을 통해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며 타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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