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코인 신화 위믹스…신화와 허구 기로에 섰다

입력 2024-09-10 05:00 수정 2024-09-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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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로 성장 이끈 장현국 전 대표의 위기
검찰 불구속 기소 후 주가ㆍ가상자산 폭락
창업자 박관호 회장 복귀에 내부 파열음

위메이드의 성장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위믹스(WEMIX)의 탄생으로 갈린다. 장현국 전 대표가 위믹스 코인을 발행한 후 위메이드는 실적과 주가ㆍ유동성 면에서 이전과 다른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정 전 대표가 블록체인 기반의 P2E(Play To Earn) 게임인 ‘미르4’를 꺼내들면서 2021년 11월 22일 위메이드 주가(24만5700만 원)와 위믹스 가격(3만3000원 대) 모두 신고가를 경신했다. 게임에 쓰이는 기축 가상자산인 위믹스 코인이 대흥행하면서 위메이드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다.

그러나 위믹스가 대대적인 변화를 맞으며 흔들리고 있다. 위믹스의 시작부터 사업을 이끌었던 장 전 대표가 검찰에 불구속 기소를 당하자, ‘경영 악화’와 ‘사법 리스크’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가격은 9일 오후 2시 기준 최고가 대비 각각 86%, 96% 하락한 3만4250원, 1130원에 거래되고 있다.

무엇보다 경영 일선에 복귀한 위메이드 창업자인 박관호 회장이 블록체인 사업 에 대한 다른 경영 전략을 속속 드러내면서, 장 전 대표가 지난 4년간 확장해 온 다양한 블록체인 사업이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 박 회장은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 3.0’, 커뮤니티 플랫폼 ‘위퍼블릭’,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제외한 디파이, 멀티체인 사업 등을 정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업 확장 당시 급격히 늘었던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한편, 최근에는 전현직 임직원과의 보상을 놓고 민사 소송이 벌어지는 등 사내 블록체인 사업 관련 임직원들과의 마찰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위메이드의 순손실은 △2015년 -1239억 원 △2016년 -730억 원 △2017년 -9억 원 △2018년 -485억 원 △2019년 -287억 원 △2020년 -184억 원으로 좀처럼 손실을 면치 못했다. 이후 P2E 게임 ‘미르4’가 흥행하자, 위믹스 코인도 주목 받으면서 2021년 매출 5606억 원과 영업이익은 3373억 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가 자사 발행 가상자산인 위믹스를 매도한 2255억 원을 매출로 계상하면서 달성한 실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위믹스 투자자 사이에서는 위메이드가 유동화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며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위믹스 매도로 벌어들인 현금을 가지고 회사 몸집 불리기에 착수하자, 투자자들 비판이 거세졌다. 위메이드는 2021년 12월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 인수 소식을 알렸다. 인수 금액은 1600억 원에 달했지만 인수에 들어갈 현금성 자산은 같은 해 3분기 기준 551억 원에 불과했다. 선데이토즈 인수는 위메이드가 4분기에 위믹스를 매도함에 따라 가능해진 딜이다.

직원 수도 급격하게 늘렸다. 2022년 게임업계 채용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시기에 위메이드는 ‘위메이드 인재 전입(위·인·전)’을 운영했다. 위인전은 직원이 추천한 인재가 입사해 일정 기간 근속할 경우 최소 1000만 원, 최대 3000만 원을 추천인에게 지급하는 제도로 당시 100명이 넘는 직원이 해당 제도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이미지 메이킹 수단으로도 사용했다. 위메이드는 서울대·고려대 등에 10억 원 상당의 위믹스를 기부했다. 특히 위메이드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본부 및 한국위원회와 100년간 1억 달러 상당의 위믹스를 기부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위믹스를 가지고 회사 확장 및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던 위메이드는 2022년 매출 4586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80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2022년에는 위믹스가 유통량 문제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로부터 퇴출당하기도 했다.

장 전 대표가 올해 3월 돌연 사임하면서 위믹스 유통량 이슈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의혹 등 사법리스크를 고려했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달 들어서는 장 전 대표가 위메이드맥스 대표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이로써 위메이드 대표는 기존 각자 대표 체제에서 이길형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했다.

결국 지난달 검찰은 위믹스 유통량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장 전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위믹스 재상장폐지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닥사와 정부 당국이 함께 발표한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에 따르면 닥사는 법규 준수 항목에서 ‘그 밖에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지원이 현행 법규에 위반되는 것으로 확인되거나 위반될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을 거래지원 종료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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