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예고된 ‘하투’에 떠는 조선사들…납기 지연이 ‘뇌관’

입력 2024-08-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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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연, 28일 공동 파업 예고
“협상 진척 없으면 파업 강행할 것”
“사측, 제시안조차 내놓지 않아”
업계선 “납기 지연·신뢰도 추락 우려”

▲HD현대중공업 노사 관계자들이 울산 본사에서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노사 관계자들이 울산 본사에서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를 포함한 주요 조선사들을 중심으로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난 후 노조의 공동 파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납기 지연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노사 간 빠른 타결이 필수적이다.

11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현재는 폭염에 근로자 보호를 위한 여름휴가 기간이지만, 이후 노사 간 협상 진척 상황에 따라 본격적인 파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국내 조선사 노조들이 속한 노조 단체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휴가 기간 이후 진행되는 노사 간 협상에서 진척이 없으면 이달 28일 동반 파업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노조 측은 사측이 10년간의 긴 불황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수익 실현이 본격화됐음에도 처우 개선 의지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선 3사는 올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 6조6155억 원, 영업이익 3764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3.3%, 428.7% 증가했다.

노조 측은 사측에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정년연장 65세(임금피크제 폐지) △근속 수당 지급 △신규채용 △명절 귀향비 200만 원 증액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는 “28일 예정된 공동 파업 이전에 교섭이 이뤄진다면 파업은 철회할 예정”이라며 "다만 현재로써는 사측에서 아직 제시안조차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 예정된 공동 파업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선노연은 이미 지난달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으며, 전체 총원 1만9111명 중 1만4936명이(78.15%) 참여하고, 1만3864명(92.8%)이 찬성표를 던져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조선노연 관계자는 “연속된 분기 흑자를 기록하고 고부가 선박 수주가 이어지는 올해야말로 불황을 이유로 사측이 등한시했던 노동자 처우 개선의 적기라고 본다”며 “교섭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사측이 이를 무시한다면 1차 공동파업을 시작으로 시기에 상관없이 강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노사 갈등이 결국 파업으로 치닫고 장기간 파업이 지속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납기가 미뤄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조선사 측이 선주사 측에 물어내야 할 지연금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파업 전부터 납기가 미뤄지는 사례가 있었는데, 파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그러한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10년 만에 찾아온 호황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 한화오션은 HMM 측에 전달해야 할 컨테이너선 6척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금 규모는 6척 합계 약 250억 원 수준으로 보인다.

과거 한화로의 합병 전 대우조선해양 역시 50일 이상의 파업 지속으로 매출 손실, 고정비 지출, 선박 11척 납기 지연에 따른 손실을 합쳐 약 8160억 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납기일 지연으로 인해 국내 조선업계가 입을 금전적 피해는 물론, 해외 선사들로부터 신뢰도 추락 역시 장기적인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빠른 협상 타결을 위해 사측과 노조 측이 적극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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