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낮춘 백화점…‘복합쇼핑몰’처럼 변해야 산다

입력 2024-08-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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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다양한 고객 경험"…타임빌라스ㆍ더현대ㆍ스타필드 등 경쟁
백화점 미래로 제시…신규 쇼핑ㆍ문화 트렌드로 '이커머스와 차별화'

▲신세계 스타필드 수원. 4층부터 7층까지 조성된 열린 문화 공간 ‘별마당 도서관’ 전경. (사진=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 스타필드 수원. 4층부터 7층까지 조성된 열린 문화 공간 ‘별마당 도서관’ 전경. (사진=신세계프라퍼티)

백화점업계가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복합쇼핑몰' 형태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쇼핑과 먹거리, 휴식, 팝업 스토어, 문화 예술 등 즐길거리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 고객들에게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이커머스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 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4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말 타임빌라스 수원에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ㆍ각 점포 점장 등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전략 공유회를 개최했다. 전략 공유회가 본사가 아닌 장소에서 개최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정 대표는 "쇼핑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성장 모델"이라고 타임빌라스를 소개하며 타임빌라스를 전국 각지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함께 밝혔다.

백화점의 틀을 깬 '더현대서울'로 최단기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복합쇼핑몰의 트렌드세터로 자리잡은 현대백화점도 9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이 백화점·아울렛·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커넥트현대로 재단장을 마치고 본격적인 영업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를 통해 지역 특색을 살린 컨텐츠와 체험형 매장을 선보여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관광과 문화, 예술, 여가, 쇼핑을 융합한 미래형 복합몰 더현대광주 설립도 예고한 상태다.

▲더현대 서울 6층 복합문화공간 알트원(ALT.1)에서 고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6층 복합문화공간 알트원(ALT.1)에서 고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과거라면 최대한 많은 점포와 매대로 구성했을 매장 내부를 문화공간으로 꾸민 점도 흥행에 성공한 복합쇼핑몰들의 공통점으로 꼽힌다. 신세계 스타필드의 상징은 바로 '별마당 도서관'이다. 올해 초 문을 연 스타필드 수원 별마당 도서관은 그 높이만 22미터로, 이 곳에 비치된 장서만 약 7만여 권에 이른다. 열린 도서관의 특성 상 가족 단위 방문객을 쉽게 볼 수 있고 주말이면 다양한 강연도 열려 방문객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더현대서울 내 전시공간인 알트원(ALT.1)도 개관 이후 유료 관람객 수만 100만 명을 돌파했다.

백화점들이 이처럼 상품 판매 중심이던 전략을 대폭 수정한 배경에는 국내외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상화된 이커머스 강세를 대체할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백화점이 보유한 하이엔드 브랜드와 팝업 스토어, 매장 내 휴식공간과 유명 카페ㆍ맛집을 한 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의 역할 변신에 나선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이와 같은 변신을 위해 3월 쇼핑몰 브랜딩 전략 수립과 백화점 리뉴얼을 전담할 쇼핑몰 사업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 시장에 밀려 힘을 잃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다양한 콘텐츠와 색다른 경험을 선호하고 있고, 한 자리에서 머물며 여가와 쇼핑을 누릴 수 있는 대형 점포를 선호하는 만큼 우위를 점하기 위한 복합몰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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