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애국투자’ 열풍…중국 맞설 군사 스타트업 앞다퉈 후원

입력 2024-05-1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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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경쟁 기조 맞춰 투자처 조정
군용 드론·자율주행 스타트업 등 분야 다양
메타버스 등 열기 식자 방산 분야 주목

과거 IT 기술과 중국에 의욕적으로 투자해왔던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들이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자 미국 정부와 보조를 맞춰 방위산업 관련 스타트업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페이스북, 구글, 에어비앤비의 탄생을 지원해왔던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들이 이제 중국과 맞설 군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장 소프트웨어에서 군용 드론, 자율주행 잠수함까지 투자 분야도 다양하다.

이와 관련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무역단체 퓨처유니온은 최근 국익을 위한 투자를 장려하는 데 동의한 벤처캐피털리스트 100명의 명단을 담은 첫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WSJ는 ‘애국 자본 투자’라고 명명했다.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안드레센 호로위치는 최근 각종 안보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6억 달러(약 8200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애플과 구글의 초기 투자자였던 세쿼이아캐피털은 수소 동력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는 마흐인더스트리즈에 투자했다. 이 회사가 방산기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쿼이아는 군용 드론과 전장 시뮬레이션 기술에도 자금을 지원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기업이자 벤처캐피털인 와이컴비네이터는 올해 처음으로 국방 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세우고 참여 기업을 모집했다.

벤처캐피털은 그간 중국의 개혁을 장려하고 미·중 관계를 우호적으로 구축하려는 미국 정책에 맞춰 세계화를 촉진하는 IT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 안보에 가장 큰 위협으로 등장하면서 미국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투자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그렇다고 이들 벤처캐피털이 마냥 애국적이어서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벤처캐피털이 핀테크, 웹3.0, 메타버스와 같이 한때 주목받았던 분야의 투자 열기가 식자 새로운 투자처로 방산 분야를 주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중국의 군사력 증강으로 군 관련 산업의 잠재적 수익성을 높게 봤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미국 국방부로부터 얻은 결실은 그리 크지는 않다. 비영리단체인 실리콘밸리디펜스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투자 기업들은 상위 100대 안보 관련 스타트업에 총 420억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이들 스타트업이 미국 연방정부와 계약을 통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은 20억~30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또 애국 투자 행보에는 모순이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벤처캐피털 상당수가 여전히 중국과의 사업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쿼이아는 최근 강제 매각 위기에 처한 동영상 공유 서비스 틱톡의 모회사 중국 바이트댄스의 투자자이다. 세쿼이아는 2월 발표된 미국 의회 보고서에서 중국 법인이 현지 반도체 회사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비판받았다. 다른 4개 벤처캐피털도 비슷한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세쿼이아는 중국 법인이 새로운 사명으로 분사됐다고 해명했지만, 의회는 분사 조치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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