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강성 회장 휘하 재정비…“의대 증원 백지화 전까지 타협 없다”

입력 2024-04-28 11:37 수정 2024-04-2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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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 열어…대정부 강경 투쟁 방침 재확인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이 안건을 논의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이 안건을 논의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공고히 했다.

의협은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 컨벤션센터에서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를 열고 지난 1년간 협회의 활동과 올해 운영 계획을 점검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따라 의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자동으로 가입되며 전국에 약 14만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대의원회는 전공의, 군진의, 공보의, 개원의, 학계 등 각 분야 회원을 대변하는 246명의 대의원이 의협 집행부에 회원 의견 및 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조직이다.

이날 총회에는 과반인 223명의 대의원이 참석했다. 대의원들은 임기를 마친 박성민 제30대 대의원회 의장의 뒤를 이을 제31대 의장을 선출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임현택 제42대 회장 당선인의 포부도 들었다. 그간 정부의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에 반대 입장을 피력해 왔던 ‘의대 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활동 기간이 종료돼 해산안을 논의했다.

총회의 최대 화두는 의대 증원 저지 계획이었다. 주요 보직자들은 입을 모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박성민 제30대 대의원회 의장이 대의원들과 의사윤리강령을 낭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박성민 제30대 대의원회 의장이 대의원들과 의사윤리강령을 낭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박성민 의장은 의료 현장의 혼란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공의가 수련을 포기하고, 교수들의 사직이 줄을 이었으며 의대생들은 동맹 휴학하는 등 총체적 위기에 봉착했다”라며 “정부는 의협과 회원의 무조건적인 투항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시작한 잘못된 정책이 의료체계와 국민건강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장은 “그간 대의원회는 집행부가 회원을 대표하는 데 필요한 방향성을 정확히 제시해 왔으며, 회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간호악법을 저지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라며 “현명한 전공의들의 판단과 교수들의 노력, 전 회원 노력으로 정부의 어리석은 정책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정근 의협회장 직무대행은 차기 집행부가 정부의 정책을 저지할 것이라는 신뢰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필수 제41대 의협회장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해 지난 2월 중도 사퇴한 이후 회장직을 대행해 왔다.

이 직무대행은 “의료계 많은 현안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임현택 차기 회장이 회원을 보호하고 미래 의료를 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정부는 하루빨리 전공의들은 의업에, 의대생들은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의협과 소통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임 당선인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백지화를 의·정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못 박았다. 그는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악의적인 ‘의사 때리기’를 자행했다며 비난했다.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임현택 제42대 회장 당선인이 협회기를 들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임현택 제42대 회장 당선인이 협회기를 들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임 당선인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의료를 희생양 삼아 ‘의사 죽이기’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군사정권 시절 의료보험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등 오늘의 처참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의사들은 하루도 마음 편히 의업에 전념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인내와 헌신으로 한국 의료를 선진 반열에 올려놓았는데,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강행했다”라며 “현재 상황은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아니라, 정부의 일방적인 권력남용이자 의료 농단”이라고 날을 세웠다.

임 당선인은 “의료를 사지로 몰아가는 정책은 죽을 각오로 막아내겠다”라며 “정부가 우선 2000명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백지화해야 의료계가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그렇지 않고서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5일 발족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의협이 합류를 거부한 취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총회에는 의사 이외의 직능단체와 정치계 인사들도 참석했지만, 보건복지부 및 병원 단체는 자리하지 않았다.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 치과위생사 등 타 직역 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의사 출신의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22대 국회의원 당선인(전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축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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