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금리인하 신중론 커지는 미국

입력 2024-04-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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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동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장

인플레 여전하고 노동시장도 좋아
성장률 높아지자 금리인하 딜레마
선거앞둔 바이든 모험하지 않을듯

지난 2022년 초부터 미 연준은 11차례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금리는 작년 12월 정점을 찍은 후 5.25~5.5%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 올해 3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낸 후 시장은 언제부터 금리가 내려갈지에 관심을 집중했다. 여기에 고금리에 시달리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기대도 한껏 고조되었다.

그러나 연준의 기대와 달리 인플레이션의 하락 속도는 더디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높다. 3월 인플레이션율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하여 2월의 3.2%보다 오히려 더 높아졌다. 올해 1~3월 수치는 분석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했고,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는 올해 인플레이션율이 2%로 내려갈 것인지에 의문을 가진다.

여기에 3월 발표된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3월에만 약 3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추가되며 노동시장이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그 결과로 실업률은 3.9%에서 3.8%로 떨어지며 매우 안정적이다. 정체된 인플레이션 하락세와 견고한 노동시장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경제의 성장세가 견고하면 금리 인하의 시급성은 줄어든다.

이렇게 미국 경제가 놀랄 만큼 활기를 띠자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몇몇 연준 관리들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다. 대신 그들은 경제가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결국 연준은 올해 초에 예상한 대로 금리를 세 번 이상 인하할 것인지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으면 차입 비용이 늘어나 경제는 약세를 보인다. 그런데 미국 경제는 예상과 다르게 오히려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경제가 현재와 같은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주요 기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던 연준 관리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당초 연준은 올해 세 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5∼4.75%로 내릴 예정이었다. 예고한 대로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6월이나 7월에 첫 번째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이런 계획에 변화가 발생했다. 19명의 연준 위원 중 9명이 올해 2회 이하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이다.

이제 시장은 올해 금리가 0.25%씩 두 번만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상황에 따라 최대 6회까지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연초와 비교해 급격한 반전이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는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까지 내다본다. 만약 노동시장이 계속해서 견고하고, 소비 지출과 GDP 성장이 지속된다면,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은 계속 커질 것이다.

높은 물가 수준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강한 경제 성과는 연준의 정책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하락 경로에 들어설 때까지 금리 인하 시기를 미룰 것이다. 왜냐하면 경제가 튼튼한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로 불필요한 위험을 초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금리 인하는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낮춰 가계 지출 확대와 기업 투자를 통해 경제 활동을 촉진한다. 그러나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만약 금리 인하를 서둘러서 물가가 반등하면 미국 경제가 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튼튼한 미국 경제는 바이든의 재선 캠페인에 나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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