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신발 구매 반품률 절반 이상 낮추는 ‘펄핏’ [탐방기UP]

입력 2024-03-10 14:45 수정 2024-03-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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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마트·프로스펙스·데카트론 코리아·컬럼비아 코리아 등 국내외 고객사 이용
반품률 55% 낮추고 구매전환율 20% 끌어올려…재구매율은 두 배로
고객사 추가 확보 후 내년 실리콘밸리 톱티어 VC 투자 유치 계획

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 1% 대기업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동안 99%의 중견ㆍ중소기업은 쉼 없이 밭을 갈고 흙을 고릅니다. 벤처ㆍ스타트업 역시 작은 불편함을 찾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삶을 바꾸고 사회를 혁신합니다. 각종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 인력 및 자금난에도 모세혈관처럼 경제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기ㆍ벤처기업,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고난, 성장을 ‘탐방기(記)’에 ‘업(UP)’ 합니다. <편집자주>

▲이선용 펄핏 대표. (사진제공=펄핏)
▲이선용 펄핏 대표. (사진제공=펄핏)

“신발 사이즈 추천을 통한 공급망 효율화, 완벽한 착화를 위한 제조 환경 개선 등 완전한 핏을 쉽게 찾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10일 이선용 펄핏 대표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회사의 비전을 이같이 소개했다. 신발 시장은 직접 신어보지 않고서는 알맞은 사이즈를 선택하기 어려워 다른 패션 아이템과는 달리 온라인 전환율이 낮은 분야로 꼽힌다. 펄핏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모인 팀이다. 현재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1개 및 국내 7개 고객사에 인공지능(AI) 사이즈 추천 솔루션 ‘펄핏 사이즈’를 공급하고 있다.

펄핏은 이 대표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여성화 큐레이션 쇼핑몰 ‘슈가진’ 창업 이후 사이즈 문제로 반품이 높은 것을 확인하고 온라인 구매에서 완벽한 사이즈를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 400조 원 규모의 신발 유통 시장에서 사이즈로 인한 반품은 총 반품 건수의 90% 이상을 차지했다”며 “당시 개발자 등과 3개월간 동고동락하며 ‘사이즈 추천 솔루션’을 처음으로 론칭했고, 이것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사이즈를 전달하겠다는 의미인 ‘퍼펙트(Perfect)’와 ‘핏(Fit)’을 합쳐 만든 펄핏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펄핏 초기에는 자체 개발한 하드웨어를 통해 발을 측정했는데, 현재는 고객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발 측정 및 추천까지 가능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펄핏 사이즈’를 신발 브랜드·신발 리테일사에 공급하고 있다.

펄핏 사이즈는 측정 엔진과 추천 엔진 두 가지로 이뤄진다. 두 개 엔진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고객의 발 실측 데이터와 신발 데이터가 사용된다. 고객의 발 실측 데이터는 현재 모바일 측정 방식을 통해 수집하고, 신발 데이터는 펄핏이 자체 개발한 내측 데이터 수집 방법을 통해 길이·너비·내부 모양을 파악한다. 신발 내측 정보 외 리뷰, 착화 데이터까지 포함해 측정한다. 또 신발 특성에 따라 쿠셔닝, 재질, 무게 정보까지 측정한다. 데이터 수집 시 사용되는 엔진의 오차범위는 1.4㎜ 내외다.

▲펄핏 사이즈 서비스 플로우. (사진제공=펄핏)
▲펄핏 사이즈 서비스 플로우. (사진제공=펄핏)

이 대표는 펄핏의 차별성이 ‘실측 데이터’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국내외 사이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핏 테크 기업이 있으나, 모두 과거 구매 경험과 소비자의 개인적인 사이즈 선택을 AI 알고리즘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브랜드 사이즈표 간 차이가 생기는 원인은 신발 내측 사이즈의 기준치가 브랜드와 모델별로 다른 데다 신발의 어퍼 및 솔부분의 소재에 따라 같은 사이즈에서도 착화감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펄핏은 사이즈 표의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신발의 내측을 측정하고, 고객의 발을 실측해 두 개 데이터를 활용, 최적의 사이즈를 도출한다. 또 최적의 사이즈는 단순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착화감까지 포함해 사이즈 추천을 제공한다.

펄핏은 AI 사이즈 추천 서비스의 시장성을 검증하기 위해 2022년까지 모바일 앱을 운영했다. 당시 서비스 이용자는 65만 명가량으로 사이즈 추천에 대한 만족도는 96.2%에 달했다. 이에 펄핏은 같은 해 펄핏 사이즈를 론칭했고, 이듬해부터 글로벌 프로모션에 나섰다. 다만 난관도 있었다. 세일즈 전문 인력 및 글로벌 세일즈를 경험한 인력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인력 문제로 솔루션 론칭하고 약 한 달간 국외 고객사에 피칭할 기회가 없었다”며 “이에 전사 팀원이 리드 발굴부터 세일즈 피칭까지 새롭게 공부하고 프로세스를 잡는 일에 몰두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펄핏은 ‘개인화 서비스’의 차별성이 필요한 럭셔리 브랜드를 타깃으로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고자 했다. 그 결과 현재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사 1곳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글로벌 럭셔리사와 글로벌 신발·퍼포먼스화 전문 브랜드가 있으며, 국내 고객사로는 ABC마트, 프로스펙스, 사뿐, 비트로, 데카트론 코리아, 컬럼비아 코리아가 있다”면서 “3월에는 대형 유통 채널 중 하나인 코오롱 몰에 펄핏 사이즈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펄핏 사이즈 서비스 타입. (사진제공=펄핏)
▲펄핏 사이즈 서비스 타입. (사진제공=펄핏)

펄핏은 단순히 반품률을 낮추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표는 “소비자에게 착화 없이도 최적의 신발 사이즈를 제공해 반품 비용 및 시간 낭비를 줄이고자 한다”며 “또 펄핏을 이용하는 고객사는 온라인몰 확대 및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반품으로 인해 소요되는 불필요한 반품 비용, 재고 비용, 반품 처리 인건비 등을 줄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펄핏은 지난해 글로벌 기업에 대한 SaaS 솔루션 제공을 시작해 전년보다 약 30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펄핏 사이즈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한 뒤 2025년 실리콘밸리 톱티어 벤처캐피털(VC)의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3월 미국의 리테일 콘퍼런스 ‘숍토크(ShopTalk)에 참여해 글로벌 고객사 및 현지 VC와의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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