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번엔 OTT 요금 인하 압박…‘적자’ 토종 OTT 역차별 받을라

입력 2024-0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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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촉발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요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뒷짐지고 있을 수 없다며 요금 인하 압박에 나섰다. 인위적인 가격 개입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 사업자들을 규제할 방안은 실질적으로 없어 국내 OTT의 부담만 가중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OTT 요금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테드 서랜도스 CEO는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서울 사랑방’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요금제 변동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며 구독료 인하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지난해 OTT 업체들이 가격을 잇따라 올리자 12월 방송통신위원회는 OTT의 요금 인상 실태 점검을 실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사업자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하기 보다는 결합상품과 같은 서비스를 다양화해 할인율을 높이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앞서 정부가 이동통신 3사를 대상으로 통신비 절감 정책을 마련했을 때와는 다르게 OTT 업계는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사업자가 엮여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한 실효성은 미지수다. 국내 OTT 시장에서 독과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사업자들에 상품 출시, 할인율 제고 등 방안을 강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적자 더미에 앉은 토종 OTT들은 요금 인하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2022년 각각 1192억 원, 12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1177억 원, 797억 원이다. 왓챠의 경우 2022년 영업손실 규모가 555억 원으로, 2019년 이후 4년째 자본잠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OTT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2022년 국내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142억 원 가량이다.

이에 국내외 플랫폼 간 역차별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OTT 요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더라도 글로벌 사업자들은 따르지 않을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결국 피해는 국내 OTT 업체들에 돌아오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국내 OTT들이 자금력이 상당한 글로벌 OTT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OTT가 역차별을 받게 되면 결국에는 국내 OTT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디지털 바우처’ 사업도 국내ㆍ외 업체 간 역차별 문제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 업체를 상대로 디지털 바우처 사업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흑자를 거두고 있는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들은 제외됐다. 적자에 허덕이는 국내 OTT 업체들에만 비용 부담을 지우고, 흑자를 거두고 있는 공룡 OTT 넷플릭스에, 유튜브 등은 피해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통신요금 납부뿐만 아니라 OTT 구독료 같은 디지털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전국 기초생활수급자 5000여 명에게 우선 지급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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