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화수분입니까” 1.3조 상생안 내놓으니 또 다시 곳간 털기 나선 정치권

입력 2024-0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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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2-14 17:54)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지난해 소상공인 상생금융안에 이어 올해는 中企 금리 깎아줘라...은행권 수익성 악화 우려

총선 앞두고 "중기 금리 내려라"
여야 앞다퉈 금융지원책 내놔
은행권은 "수익성 악화" 우려

지난해 1조30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마련한 은행권이 연초부터 또다시 ‘상생’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 여당과 야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생대책’이라는 이름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책을 속속 내놓으면서다. 가뜩이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대손비용 증가로 올해 영업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을 ‘공공재’로 활용하려는 정치권의 시도에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하다.

14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민간은행 등과 협력해 고금리 위기 극복과 신산업 전환 지원을 위한 총 76조 원 규모의 맞춤형 기업 금융을 마련하기로 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도 총 20조 원 규모로 기업금융 지원에 동참한다.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소상공인 금리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총선공약을 내놨다.

여당과 야당이 일제히 중소기업 등의 금리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자 은행 내부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수익은 금융회사의 자본건전성을 지키고 글로벌 투자 등 금융시장 발전의 원동력”이라면서 “잦은 포퓰리즘 정책은 금융안정성을 저해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금융주를 외면받게 해 지속적인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유발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해 정부와 여당은 △소상공인 대출 원리금상환 유예 △소상공인 이자 환급 △가계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대출 대환대출 등 가계와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내놨다. 금융권은 이에 화답해 1조30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발표했는데 또 다시 ‘청구서’를 들이민 것이다.

특히 정치권의 각종 금융지원대책은 임시방편이어서 총선 이후 더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국내 5대은행의 중기대출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200조 원) 가운데 총선 이후 2분기에만 65조 원이 집중돼 있다. 제2금융 부동산 PF 부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다. 450만 명에 이르는 다중채무자의 부실위험도 현재 진행형이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4조9682억 원으로 전년(15조5309억 원) 대비 3.6% 감소했다. 부동산 PF 등 금융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충당금을 쌓은 것도 있지만, 4분기 민생금융지원방안 마련에 큰 돈을 쓴 것도 순이익 감소의 주된 이유다.

4대 은행은 총 1조3103억 원의 소상공·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이자 환급 등 민생금융지원책을 마련했고 약 70%를 기타손실로 처리했다. 각 은행이 마련한 상생금융 자금은 국민은행 3721억 원, 하나은행 3557억 원, 신한은행 3067억 원, 우리은행 2758억 원 순이다.

올해도 전망은 어둡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은행들의 실적 전망은 예년보다 밑돌 것으로 봤다. 연구원이 전망한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년보다 1.62% 축소될 것으로 봤고, 연간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B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깎아 금리인하 프로그램을 운영하라는 것으로 보이는데, 가계대출도 대환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중소기업까지 금리인하를 해주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지 않는 한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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