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프런트’ 의견 만장일치…81년생 이범호는 어떻게 ‘최연소’ 감독에 올랐나

입력 2024-02-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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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이범호(42) 감독이 KIA 타이거즈를 이끌 새 선장에 올랐다. 80년대생으로 한국프로야구(KBO) 사상 최연소 감독이다. 7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호랑이 군단의 막중한 임무가 이범호 신임감독의 어깨에 달렸다. 계약 기간은 2년에 금액은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등 총 9억 원이다.

13일 KIA 타이거즈는 제11대 감독으로 이범호 1군 타격코치를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이범호 감독은 줄곧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했다. 2011년에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KIA로 전격 이적해 2017년 팀의 우승을 일궈낸 우승멤버이기도 하다.

KBO리그 통산 타율 0.271, 1727안타, 329홈런, 1127타점. 특히 만루에 강했던 탓에 이범호 감독은 현역 시절 ‘만루의 사나이’로 불렸다.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쉽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그를 구단은 차세대 감독으로 점찍었고, 키워내기로 결정했다.

시기 상의 문제였을 뿐 이 감독은 현역시절부터 차기 감독감으로 손꼽혔다. 이에 은퇴와 동시에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연수를 받았고,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도 코치 연수를 받았다. 코로나 상황으로 조기 귀국한 뒤에는 KIA에서 스카우터, 전력분석 등의 보직을 역임했고 2021 시즌에는 퓨처스 감독을 맡았다.

2022시즌부터는1군 타격코치를 맡아 팀 공격에 활로를 열었다. 해당 시즌에는 몇 년간 ‘소총타선’이라는 오명을 받았던 KIA를 팀 타율(.272)과 안타(1361개), 득점(720점) 1위로 이끌었다. 이 감독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성을 더해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었다.

그런 그가 갑작스레 찾아온 대형 악재를 해결할 해결사로 등판하게 됐다.

▲후원사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종국 전 감독(왼쪽)과 장정석 전 단장이 구속영장이 기각돼 30일 오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후원사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종국 전 감독(왼쪽)과 장정석 전 단장이 구속영장이 기각돼 30일 오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시즌 KIA는 스프링캠프 출국을 이틀 앞두고 충격적인 사태를 마주했다. 김종국 전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KIA는 직무정지에 이어 해임 조치로 김 감독을 내보냈다.

KIA는 적어도 올 시즌까지 김 감독과 함께할 계획이었다. 2022시즌 5위, 2023시즌 6위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지만, 새 사령탑을 알아보지 않고 김 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사령탑을 잃어버린 KIA는 우선 안정이 필요했다. 야구계에서는 이미 이번 시즌 KIA의 우승을 점치고 있을 정도로 내부 전력은 어느때보다 탄탄하다. 외부 인사를 선임하기 보다 선수단을 흔들지 않을 인사가 필요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를 선발하겠다던 구단이 이범호 감독을 선임한 배경도 이러한 이유다.

당초 초보 감독 선임에 대한 위험 요소로 인해 ‘관리형 외부인사’로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고, 전임 감독인 선동렬·김기태 감독도 언급됐으나 구단이 현재 KIA 선수단과의 관계 형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KIA 심재학 단장이 스프링캠프로 출발하는 선수들을 배웅하고 있다.
KIA는 지난 28일 검찰의 조사를 받는 김종국 감독을 직무 정지 조치한 데 이어 구속영장이 청구된 29일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 계약 해지했다. 
2월 1일부터 열리는 호주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진행된다.(연합뉴스)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KIA 심재학 단장이 스프링캠프로 출발하는 선수들을 배웅하고 있다. KIA는 지난 28일 검찰의 조사를 받는 김종국 감독을 직무 정지 조치한 데 이어 구속영장이 청구된 29일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 계약 해지했다. 2월 1일부터 열리는 호주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진행된다.(연합뉴스)

뉴스1에 따르면 심재학 단장은 “선수들과의 케미스트리, 코칭스태프와의 관계를 고려해야했고, 당장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팀 방향성을 맞춰 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초보감독이다, 나이가 적다, 학교나 지역이 어디다’ 등 외부 요인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특히 새 시즌 ‘우승후보’ 전력으로 꼽히는 팀을 ‘초보 감독’이 이끄는 것 또한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심 단장은 “초보 감독이라고 해서 성적을 못 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물론 경험이 있겠지만 현재 상황은 선수들이 얼마나 자기 야구를 펼칠 수 있게 만들어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 현 수석코치인 진갑용 코치를 비롯해 코칭스태프도 그대로 간다. 두산을 봐도 감독(이승엽)과 수석코치(박흥식)가 사제 관계 아닌가”라며 “공석인 1군 타격코치는 새로운 인물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심 단장이 밝힌 바처럼 KIA는 현재 감독이 크게 개입할 필요가 없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즌 기대승률 2위로 아쉬운 시즌을 보낸 큼 감독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현재 KIA의 외국인 투수로는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이 있다. 150km의 묵직한 공을 뿌리는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검증된 자원이다. 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좌완선발진은 국내 모든 구단이 탐낼 정도다.

허리 라인도 탄탄하다. 임기영을 필두로 최지민 전상현 장현식에 마무리 정해영이 버티고 있다. 추격조인 김기훈, 윤중현, 박준표는 타구단 필승조로도 손색없다.

원포인트 이준영 김대유로 위기 상황에서 틀어막을 불펜진은 충분하다.

타선도 더할 나위 없다. 최형우와 김선빈, 고종욱, 김태군 등 집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중 나성범-최형우-소크라테스의 중심타선은 55홈런과 234타점을 합작했다.

리드 오프에는 물오른 타격감의 박찬호와 김도영이 전진 배치되어있고, 하위 타선에는 지난 시즌 100안타를 때려내며 만개한 이우성과 베테랑 김선빈, 김태군이 버티고 있다.

그야말로 우승 전력이다. 여기에 이범호 감독의 밝은 에너지가 더해지며 근심과 걱정을 안고 호주로 떠난 선수단의 분위기도 밝아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선수단과 이범호 감독의 첫 미팅에서도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으며 주축 선수들도 이범호 감독의 선임에 대해 매우 반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취임 인사에서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2년 안으로 우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81년생 감독의 KBO 우승 도전에 야구 팬들의 귀추가 쏠린다.

▲ KIA 타이거즈 양현종 등 선수들이 30일 오후 2024시즌 준비를 위한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은 후원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아 구속 기로에 놓여있다.(뉴시스)
▲ KIA 타이거즈 양현종 등 선수들이 30일 오후 2024시즌 준비를 위한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은 후원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아 구속 기로에 놓여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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