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신용등급, 하향이 상향 삼켰다..투자등급 2.0→0.8배 급락

입력 2024-01-09 14:27 수정 2024-01-0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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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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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 우위로 완벽하게 돌아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 업체가 긍정적 업체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달 15일 개최한 ‘2023년 기업 신용평가 세미나’에서 나온 말들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작년 기업 신용등급과 전망을 돌아보며 우려와 탄식을 쏟아냈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은 “경기는 둔화하고, 기업 실적은 저하해 하향 우위로 전환됐다고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9일 본지가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의 지난해 국내 기업 장기 신용등급과 전망 평가를 분석했을 때 ‘상승·긍정적’인 곳과 ‘하향·부정적’인 곳은 각각 ‘88곳’과 ‘129곳’으로 집계됐다. 신용 3사의 평균 상하향배율은 0.6배로 1을 크게 밑돌았다. 신용등급 상하향배율이 1 이하라는 의미는 하향 우위라는 의미다.

상반기 기준 1.09배를 기록했던 상하향배율은 하반기 들어 0.45배로 급감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통상 등급 변동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은 곳이 늘어났다는 점은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2022년부터 꺾이기 시작했던 신용등급 하향 우위 기조가 지난해 들어서도 지속한 셈이다.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 기업 (신용평가사)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 기업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을 끌어내린 것은 실적 악화였다. 코스피,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까지 2022년보다 큰 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4분기 들어 소폭 반등했다. 영업이익률도 2021년 고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하락하며 본격적인 내림세에 접어들었다.

눈에 띄는 점은 투자등급에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다. 투자등급의 상하향배율은 2022년 2.0배에서 지난해 0.8배를 기록하면서 1 미만으로 떨어졌다. 투자등급에서 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태영건설(A→CCC), 동국산업(A-→BBB+), 오케이캐피탈(A-→BBB+) 등이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올해도 기업 신용등급 하향 우위 기조가 유지되나, 투자등급과 투기등급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긍정적 전망을 받은 기업 8곳은 모두 투자등급인 반면, 부정적 전망을 받은 27곳 중 투자등급은 19곳, 투기등급은 8곳이었다.

김 실장은 “결국 올해도 등급 상승은 투자등급에 집중되고, 등급하락은 투자등급과 투기등급 골고루 발생하되, 투기등급에 집중될 것”이라며 부동산 PF건설, 석유화학, 저축은행 3개 업종에서 부정적 방향성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업종으로 저축은행을 주목했다. 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해 낮아진 자산 건전성이 신용등급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오케이저축은행(BBB+), 바로저축은행(BBB+), 웰컴저축은행(BBB+), 키움예스저축은행(BBB+) 등의 신용 전망이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들어 본격 하락세로 전환해 올해도 불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 PF리스크를 컨트롤하기 위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얼마나 실효성 있을지, 또 부동산 PF리스크가 현실화되는지가 신용등급 모니터링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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