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친미로 무장 대만 집권당…중국 침공 불안도 고조 [글로벌 선거의 해]

입력 2024-01-0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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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1-01 17:03)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② 아시아 화약고 대만, 선거의 해 문 연다
집권당 소속 라이칭더 지지율 1위
친중 야당 허우유이 2위 맹추격
집권당 승리 시 중국 갈등 격화 전망
“중국, 대만 봉쇄 시 글로벌 GDP
첫해에만 2.7조 달러 감소”

새해 벽두부터 치러질 13일 대만 총통 선거는 어느 때보다 전 세계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반중·친미 후보로 선거에 나서면서 전쟁 공포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현재 대만 내 차기 총통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민진당의 라이칭더다. 현 부총통인 라이 후보는 지난해 웬만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0%대를 기록하며 1위를 휩쓸었다. 그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친미 인사로, 2022년 고(故)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장례식에 부총통 자격으로 참석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대내외 활동에 적극적이다. 당시 대만 최고위급 인사의 방일은 50년 만에 처음이었다.

러닝메이트인 부총통 후보는 샤오메이친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TECRO) 대표다. 주미 대사 격인 TECRO 대표를 역임해온 샤오 후보 역시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친미 성향의 인물이다. 그는 대만이 미국과 군사·외교 관계를 강화하던 2020년 7월 TECRO 대표로 취임했다.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면 역대 두 번째 여성 부총통이 된다.

친중·중도 성향의 야당은 여당에 맞서기 위해 분주하다. 이번 선거는 라이 후보와 함께 지지율 2위와 3위를 기록 중인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와 커원저 민중당 후보의 삼파전이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과 중도 성향의 민중당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선거 승리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민진당의 재집권을 막는다는 목적만큼은 유효하다. 양당은 현재 내각제까지 거론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지율 4위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은 한때 야당 단일화의 열쇠를 쥔 인물로 평가됐지만,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끝내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대만에선 중국의 선거 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만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대만 선거일이 다가오자 중국 공산당은 본토에 본사를 둔 대만 기업에 대한 세무 조사와 대만 농산물 수입 등을 정치화하고 조작함으로써 선거 간섭을 강화했다”며 “이들의 행동에는 경제적 강압을 통해 대만 선거를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분명히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중국 당국자들이 노골적으로 야당을 지지하고 나섰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말 한 브리핑에서 “라이칭더와 샤오메이친은 분리주의자”라며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본토와 대화할 것”이라고 말한 샤오 후보의 발언을 가리켜 “그저 표를 얻기 위한 속임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민당 등 대만 정당을 비롯해 단체, 각계인사들과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고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대만 정치인 수백 명의 자국 여행을 지원했다고 폭로했다. 소식통은 “대만 보안당국이 최근 한 달 새 400건 넘는 여행 일정을 조사하고 있다”며 “당국은 숙박과 교통, 식비에 할인이 적용된 여행이 중국 대만사무국 산하 부서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 대만 검찰은 “정치인을 비롯해 22명을 상대로 선거법과 국가보안법 위반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민진당이 재집권한다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불안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전쟁에 이어 제삼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긴장감도 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선거는 누가 전쟁 위험 완화에 가장 적합할지에 관한 유권자들의 판단에 달렸다”며 “대만 전문가들은 대만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분열된 선거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만 경제도 관심사다. 대만의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32%에 그치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2022년 4분기와 지난해 1분기의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는 벗어났지만, 큰 폭의 반등에는 애를 먹고 있다. 앞으로는 더 험난하다. 글로벌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는 새해 대만 GDP 증가율이 0.8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민진당은 재집권 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약속하며 대중을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라이 후보는 지난달 대만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6년 5월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후 7년 동안 대만 GDP는 연평균 3.4% 증가했다”며 “내가 당선되면 대만 경제를 평균 3.5% 이상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대만 매체 포커스타이완은 “라이 후보는 불안정한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어떻게 3.5%에 도달할지 설명하지 않았다”며 “대만 경제는 최근 심각한 수출 위축과 민간투자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대만을 봉쇄한다면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때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호주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는 ‘2023년 세계평화지수’ 보고서에서 “중국이 대만 봉쇄를 감행하면 첫해에만 세계 GDP가 2조7000억 달러(약 3500조 원) 감소할 것”이라며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대만 경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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