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민증’ 도용해 거액 전세대출…우정 저버린 20대 실형

입력 2023-12-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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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증 빌린 뒤 대출작업 브로커 끼고 허위 전세계약서 작성
온라인 은행 전세대출 심사 허점 노려…은행은 1억 원 송금
피해자, 신용불량자 전락…法 “조직적 사기, 피해 회복 못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친구의 주민등록증으로 휴대폰을 개통하고, 허위 전세계약서를 작성한 뒤 은행에서 1억 원의 대출금을 받은 20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5단독 김윤석 판사는 15일 사기, 위조사문서 행사, 주민등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성모(24)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김모(26) 씨도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성 씨는 2022년 7월 인터넷을 통해 ‘전세작업 대출’ 중개인(브로커)과 만나 신분증과 휴대폰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 A 씨에게 대출 여부 및 한도를 확인한다며 주민등록증을 빌렸다.

성 씨는 곧바로 한 휴대폰 대리점으로 가 비치된 태블릿 PC를 이용해 가입신청서에 A 씨의 신상정보를 적은 뒤 모 통신사 휴대폰 개통담당자에게 전송했고, A 씨 명의로 개통된 150만 원가량의 최신형 휴대폰을 받았다.

이어 작업(사기)대출 실행에 들어갔다. 성 씨는 다음 달인 8월 8일 김 씨와 각각 임차인과 임대인 역할을 하며 공인중개사무소에서 허위 전세계약서를 썼다.

전세 물건은 김 씨가 불과 10일 전 2억5500만 원에 매입한 서울 관악구 한 빌라였다. 이들은 해당 주소로 보증금 1억8000만 원짜리 전세계약서를 작성하며 임대인란에 김 씨 이름을, 임차인으로는 성 씨가 A 씨의 이름을 적고 서명했다.

이 과정에서 성 씨는 A 씨 행세를 하며 공인중개사무소 직원에게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전세계약서는 중개인에게 전달됐고, 중개인은 카카오뱅크 대출 담당자에게 전세계약서를 제출했다. 카카오뱅크 담당자는 위조된 계약서를 인지하지 못한 채 임대인으로 적힌 김 씨 명의 통장으로 전세대출금 1억 원을 송금했다.

두 사람과 중개인 모두 온라인 금융기관이 전세계약서를 형식적으로 심사한다는 점을 알고 벌인 사기 행각이었다. 이 사건으로 A 씨는 신용불량자가 됐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이 조직적 사기 범행에 가담해 1억 원을 속여 빼앗고, 그 과정에서 사문서위조 등 추가 범행을 함께 저질렀다”며 “성 씨는 편취금 중 5000만 원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거나 합의되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전범진 변호사는 “A 씨가 이자를 갚게 되면 본인의 채무로 승인하는 게 된다. 은행 측에서는 대출을 무효로 하려면 소송을 제기하라고 한다”며 “부실하게 심사한 은행도 책임이 있는데 너무한 듯하다”고 말했다.

앞서 김 씨가 매입한 관악구 빌라는 지난해 11월 법원의 가압류 결정에 이어 올해 3월 압류 조처됐고, 7월 강제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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