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겨울은 끝났다… 반도체, 다시 봄이 온다 [韓반도체 재도약]

입력 2024-01-03 13:02 수정 2024-01-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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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증가로 1년 넘게 불황
감산 효과에 차세대 반도체 수요까지
올해 삼성ㆍ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 흑자 전환 전망

1년 넘게 이어진 반도체 불황의 주원인은 ‘재고’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재고가 쌓였고, 가격이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혹독한 겨울을 겪었다.

이런 반도체 시장에 다시 봄이 오고 있다. 감산 효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반등을 시작했고,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적자 폭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줄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이들 기업이 적자 행진을 끊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호황과 불황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대표적인 ‘사이클(cycle) 산업’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문도 밀려 있다. ‘호황’의 긍정적 시그널이다.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개선 신호는 수치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D램 및 낸드 가격은 2021년 7월 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하다가 27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반등했는데, 11~12월에도 흐름은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작년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6.45% 상승한 1.65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낸드 역시 3개월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매출 또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 세계 D램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낸드 매출도 2.9% 성장했다.

수출 동향에서도 회복 조짐이 뚜렷하다. 2022년 8월 이후 16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플러스 전환한 반도체 수출액(95억 달러)은 12월 110억3000만 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15개월 만에 100억 달러선을 넘어섰다.

전 세계 반도체 장비 매출도 호조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반도체 장비 매출액은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전년(1074억 달러) 대비 6.1% 감소한 1000억 달러로 예상된다. 올해 반등을 이어가 2025년에는 전공정과 후공정 장비를 합쳐 사상 최고 기록인 1240억 달러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짓 마노차 SEMI 최고경영자(CEO)는 “사이클을 타는 반도체 시장 특성으로 올해에는 반도체 장비 시장의 일시적 위축이 예상되지만, 올해부터는 추세가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올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능력 역시 월 3000만 장(200㎜ 웨이퍼 환산 기준)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요 고객사를 상대로 D램 공급 가격을 최대 30%까지 인상했고, SK하이닉스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에 공급자 우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두 기업의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을 14조~16조 원,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8조 원대 중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용도도 상승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반영해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반도체 업황을 괴롭혀왔던 ‘스마트폰과 PC, 서버’의 과잉 재고가 지난해 연말을 지나면서 점차 해소되고 있다”며 “대규모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 반도체도 과잉재고 소진과 함께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는 업황이 당분간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차세대 기술 개발과 글로벌 동맹 전선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SK하이닉스 미주법인을 찾아 HBM 관련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같은 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동행해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 ASML과 반도체 동맹을 공고히 했다. ASML은 삼성전자와 함께 약 1조 원을 투자해 차세대 EUV 장비를 활용한 초미세 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를 우리나라에 건립한다. SK하이닉스와는 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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