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길' 양세형 시인 "어렸을 때 배운 단어들이 제일 예뻐"

입력 2023-12-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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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배웠던 단어들이 제일 예쁜 것 같다. 다행히도 아직 그 단어들을 잊지 않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시집 '별의 길' 출간 기자간담회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양세형 시인. (이야기장수)
▲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시집 '별의 길' 출간 기자간담회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양세형 시인. (이야기장수)

개그맨 양세형이 시인으로 변신했다. 5일 서울 중구에 있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시집 '별의 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양세형 시인은 "어른이 될수록 배우는 말들이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이 시집은 유치원생ㆍ초등학생이 봐도 다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 시인의 첫 시집 '별의 길'에는 총 88편의 시가 담겼다. 수능 만점이 400점이던 시절, 그는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었지만 88점을 받았다. 그는 서문에 "사람도 삶도 여전히 답을 알아맞히기가 너무 어렵다"며 "그래서 88편의 글을 용기내 담았다"고 적었다.

코미디언이 직업인 그는 시 쓰기를 "재밌는 놀이"라고 표현했다. 마흔 살이 다가오는 지금도 신비로운 감정이 불쑥불쑥 찾아온다는 양 시인.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단어로 표현한 뒤 그것을 조립하는 일이 즐겁다는 그는 타고난 시인이었다.

양 시인은 "아이디어 짜듯이 소재를 찾고, 찾은 소재를 갖고 있다가 그걸 풀이하듯이 글을 쓴다"며 "그 점은 개그 아이디어 짤 때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닦아야 할 설거지들
퐁퐁을 듬뿍 짠다.

뭐가 그리 웃긴지
그릇들도 뽀드득뽀드득 웃기만 한다.

아픔을 닦으면 내일은 웃음이다.

'1909호' 中

양 시인에게 시는 '놀이'이자 '위로'이기도 했다. 힘든 연예계 생활을 시 쓰기로 버텼다. 이 시집의 가장 마지막에 배치된 '1909호'라는 시는 코미디언으로 살아가는 그의 고충과 애환을 느낄 수 있다.

양 시인은 "예전에 일이 너무 안 풀리고 모든 게 꼬이고 있을 때,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었을 때, 높은 오피스텔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썼던 글들이 있다"며 "안 좋은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글을 쓰고 나면) 진짜 그러려고 했던 맘이 풀렸다"고 전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시집 '별의 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양세형 시인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야기장수)
▲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시집 '별의 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양세형 시인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야기장수)

글을 쓴다는 건 내 마음의 감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과 같다. 양 시인은 "나 자신을 인정하면서 문제가 풀리는 게 있다. 내가 쓴 글을 보면서 '이런 안 좋은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라고 여기며 이겨냈다"고 밝혔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다. 시는 더욱 그렇다. 불가해하고 압축적인 단어들로 이뤄진 시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양 시인의 시는 쉽지만 묵직하다. 꾸밈이 없고 맑다. 진솔하다.

양 시인은 "나태주 시인도 누구나 보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시를 쓰신다"며 "나도 뭔가 꼬지 않고, 그냥 봤을 때 바로 알 수 있는 그런 편한 시를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집, 에세이 등 향후 작업 계획에 대해 그는 "처음 시집을 내자고 생각했을 때, 이연실 편집자님을 만나 시를 보여주면서 '이거 시집으로 나올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라며 "만약 에세이가 완성되면 또 한 번 '이걸 책으로 낼 수 있을까요?'라고 여쭤보고 된다면 낼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양 시인은 14일 오후 7시 30분 벨로주 홍대에서 동료인 유병재 작가와 함께 시집 출간 기념 북 토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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