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죽기를 원치 않는다…호스피스·완화의료 확대 필요”

입력 2023-10-05 15:41 수정 2023-10-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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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닌 함자 아·태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장 “호스피스·완화의료 확대돼야”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APHC 2023 개최…‘새로운 시대의 완화의료 지평 확대’

▲에드닌_함자(Ednin_Hamzah)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APHN) 회장은 5일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아·양 호스피스·완화의료 학술대회(APHC 2023) 기자간담회에서 의사 조력자살과 관련 “누군가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렇게 해주기보다는 살 이유를 찾아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에드닌_함자(Ednin_Hamzah)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APHN) 회장은 5일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아·양 호스피스·완화의료 학술대회(APHC 2023) 기자간담회에서 의사 조력자살과 관련 “누군가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렇게 해주기보다는 살 이유를 찾아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사람은 죽길 원치 않습니다. 사람은 살기를 원합니다. 그들의 고통을 완화하고 아픈 환자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완화의료가 취할 수 있는 역할 많다고 생각합니다. 호스피스·완화의료가 확대돼야 합니다.”

에드닌 함자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APHN) 회장은 5일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완화의료학술대회(APHC 2023)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의사조력자살’에 대해 이러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의사조력자살과 관련 삶을 살 이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드닌 함자 회장은 “의사 조력자살에 대한 움직임은 개인 의사 결정권을 중시하는 서구권 국가에서 좀 더 힘을 얻고 있다”며 “가족 구조 자체의 연결고리가 옅어지면서 더 살고 싶다는 의지가 떨어진다. 가족 관계를 중시하는 아시아와는 다르다. 누군가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렇게 해주기보다는 살 이유를 찾아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국내에서 논의되는 의사조력자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이날 홍영선 APHC 2023 조직위원회 대회장(전 서울성모병원 병원장)은 “의사조력자살이나 안락사를 시행하는 나라에서 말기 환자의 문제가 다 없어지지 않았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은 그대로 남았고, 경제적으로도 좋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대회장은 “국내에서 자살 예방을 위해 쓰는 예산이 70억 원이 넘는데, 자살하는 법을 만들어 합법화하자는 것은 웃기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의사조력자살 허용을 골자로 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고, 의학계는 우려와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앞서 호스피스·연명의료결정법은 2016년 제정됐고, 2018년부터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 중이다.

이에 의학계는 임종을 앞둔 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윤선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회장(고대구로병원 완화의료센터장)은 “제도화는 됐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제대로 시행되지 않기도 했다”며 “현재 암환자 위주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제공에서 이제는 비암종질환까지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에드닌 함자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APHN) 회장, 홍영선 APHC 2023 조직위원회 대회장, 최윤선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회장(고대구로병원 완화의료센터장) (노상우 기자 nswreal@)
▲(왼쪽부터) 에드닌 함자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APHN) 회장, 홍영선 APHC 2023 조직위원회 대회장, 최윤선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회장(고대구로병원 완화의료센터장) (노상우 기자 nswreal@)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대다수 국가는 암환자 위주로 호스피스·완화의료가 발전해왔다. 암환자의 경우 임종에 가까워질수록 고통스러운 상황이 많아서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로 암환자가 아닌 이들의 생애 말기 돌봄에도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 회장은 “입원 서비스를 전제로 하는 호스피스·완화의료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중심의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활성화를 위해 보상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심재용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학술위원장(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제도화는 됐지만, 치료과정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다. 우리가 하는 일은 환자와 가족, 환자와 사회를 연결하고 의미있는 삶이라는 것을 깨우쳐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고 행위별로 책정할 뿐이다. 피상적인 호스피스·완화의료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회장은 “고령화사회로 가면서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죽음은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다.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최종 결과다. 좋은 죽음을 지원하고 말기 환자를 돌보는 게 환자의 삶의 질 자체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APHC 2023은 한국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와 APHN이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대회로,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4일부터 7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2005년 한국에서 개최된 이후 18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됐으며, 일본·중국·호주·대만·싱가포르 등 27개국에서 130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참석해 호스피스완화의료 분야의 최신 지식을 교류한다. 올해는 ‘새로운 시대의 완화의료 지평확대’를 주제로 총 487편의 초록이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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