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아산상 대상에 ‘가톨릭근로자회관’…48년간 ‘소외계층 버팀목 역할’

입력 2023-09-25 10:05 수정 2023-09-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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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신부 1975년 설립…근로자,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등 지원

▲가톨릭근로자회관이 코로나19 유행 당시 이주노동자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가톨릭근로자회관이 코로나19 유행 당시 이주노동자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제35회 아산상 대상에 가톨릭근로자회관을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가톨릭근로자회관은 48년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근로자와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난민 등을 지원하며 복지증진에 기여해왔다.

의료봉사상 수상자로 22년간 베트남 호찌민 인근 농촌지역에서 소외지역 주민들과 고엽제 환자 치료에 헌신한 우석정 베트남 롱안 세계로병원 원장(62·남)이 선정됐다.

또 학대와 방임 등으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과 청소년에게 35년 동안 식사와 상담 등을 제공하며 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운 이정아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 대표(55·여)가 사회봉사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산사회복지재단 제35회 아산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가톨릭근로자회관 설립자인 오스트리아 출신 고(故) 박기홍 신부, 우석정 베트남 롱안 세계로병원장, 이정아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 대표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 제35회 아산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가톨릭근로자회관 설립자인 오스트리아 출신 고(故) 박기홍 신부, 우석정 베트남 롱안 세계로병원장, 이정아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 대표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상 대상 수상단체인 가톨릭근로자회관은 오스트리아 출신인 박기홍(본명 요셉 플라츠, 1932~2004) 신부에 의해 1975년 대구에 설립됐다.

오스트리아에서 근로자 권익 옹호 활동을 해온 박 신부는 1970년 한국에 입국해 가톨릭노동청년회 지도신부를 맡아오다 근로자들을 위한 독립된 기관의 필요성을 느끼고 1975년 독일 해외원조재단의 도움을 받아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가톨릭근로자회관을 건립했다.

가톨릭근로자회관은 48년간 처우가 열악한 근로자를 시작으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난민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했고,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며 인도주의를 실천해왔다.

1970년대는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이 급격히 발전하며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가 대두되던 시기로, 가톨릭근로자회관은 노동조합원 교육, 노동문제 상담, 저학력 근로자 학업교육, 노동법 교육 등을 통해 근로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힘썼다.

▲가롤릭근로자회관 대표 이관홍 신부(왼쪽에서 두번째)와 이주노동자 자녀들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가롤릭근로자회관 대표 이관홍 신부(왼쪽에서 두번째)와 이주노동자 자녀들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또 여성들에게 취업과 부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술교육, 가정생활교실 등을 운영했는데, 수강 정원보다 항상 신청자가 많을 정도로 당시 대구지역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강좌로 손꼽혔다.

1990년대 산업연수생제도 도입으로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산업재해, 임금체불, 비자문제 등 이주노동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됨에 따라 회관은 1994년부터 무료진료소와 쉼터 운영, 법률상담 등으로 이주노동자를 지원했다.

회관은 언어와 문화 차이로 한국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결혼이주여성과 자녀들을 위해 가족상담과 한국어 교실을 운영했으며, 이혼으로 체류자격에 문제가 생긴 경우 긴급 생계비와 생필품도 지원했다. 또한, 난민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 일용직 근로로 살아가는 난민 신청자와 가족들을 위해 보육료와 생계비를 지원했다.

▲우석정 베트남 롱안 세계로병원장이 입원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우석정 베트남 롱안 세계로병원장이 입원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우석정 베트남 롱안 세계로병원장은 2001년부터 베트남의 소외지역에서 인술을 실천하고 있다. 우 원장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의 흉부외과 전문의로, 응급환자 치료가 저개발국 환자를 돕는 데 더 효율적이라 생각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도 추가로 취득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낙후된 의료환경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베트남 주민들을 위해 이동진료를 시작했고, 2006년에는 호찌민시 인근 농촌지역에 롱안 세계로병원을 설립해 연간 3만6000여 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우 원장은 선천성 심장병, 구순구개열, 화상 환자 등이 수술받을 수 있도록 도왔고, 고엽제 피해가 유전돼 선천성 장애가 있는 아동들의 치료와 재활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소외지역 주민들의 질병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가 청소년 상담 및 체험 활동 지원 프로그램 진행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가 이정아 대표)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가 청소년 상담 및 체험 활동 지원 프로그램 진행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가 이정아 대표)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사회봉사상을 수상하는 이정아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 대표는 경기도 부천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한 야학교사 활동을 1988년 시작해서 이 지역 시민들의 참여로 운영되는 여러 단체를 설립, 위기 아동과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어른들의 작은 관심이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가정에서 시작한 작은 공동체를 밥차, 식당, 자립형 생활관, 버스형 청소년센터 등으로 발전시켰다.

이 대표는 학대와 방임으로 소외된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식사와 쉴 곳을 내어주고 고민거리를 나누면서 아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지역사회와 시민 중심으로 활동이 계속될 수 있도록 시민단체 네트워크, 협동조합 등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11월 23일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개최된다. 가톨릭근로자회관에는 상금 3억 원, 우석정 원장과 이정아 대표에게는 각각 2억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3개 부문 수상자 13명에게도 각각 2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등 6개 부문 수상자 16명(단체 포함)에게 총 9억6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는 의미에서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다.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제35회 수상자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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