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옥장판마저 코인이 대체한 ‘얼리 어답터’ 韓…속력보다 방향성 집중할 때

입력 2023-09-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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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얼리 어답터’다. 기술 친화적이고 인프라도 훌륭하다”

이달 서울 등지에서 개최된 코리아블록체인위크2023(KBW2023) 기간 동안 해외 여러 가상자산 업계 리더들이 했던 말 중 일부다. 업계 리더들은 너도나도 한국을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의 선두라고 칭찬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업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원화는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 비중 2위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 1위 원화거래소인 업비트는 지속적으로 전세계 거래량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7월에는 전세계 거래량 5% 이상을 담당하며 바이낸스에 이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가상자산을 빠르게 받아들인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하다. 특히 수영장에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듯, 시장이 침체를 겪는 요즘 그 모습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클레이튼과 위믹스는 내세웠던 목표와 비전에 미치는 못하는 실적을 보여주고 있고, 도리어 일부 홀더에게 고소를 당했다. 또 옥장판보다 코인이 다단계에 더 많이 활용되고 있고, 살인사건에까지 연루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 1위와 2위 예치·운용 업체가 연이어 출금을 중지하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가상자산=골칫거리’라는 의견에만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의 대응마저 시장 혁신, 발전과는 거리가 멀다. 올해 6월 국회는 다른 국가들보다 비교적 빠르게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해당 법안의 해석을 두고 한 금융위 고위 관계자가 ‘국내서 예치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도리어 시장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이후 당국 공식 의견이 아니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당국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에 업계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러 국내 프로젝트는 최근 국가 주도로 시장 육성에 나선 일본 진출에 더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선 게임이 블록체인 대중화의 중요한 축으로 매번 언급되지만, 한국은 여전히 중국 등과 더불어 P2E 게임 서비스가 불가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업계는 “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가 절실하다”고 토로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거래소를 포함한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명확한 정의마저 없는 상황이다.

다시 KBW 현장으로 돌아가 보자. 해외 연사들은 한국을 시장을 치켜세울 때 대부분 ‘속력’에 집중했다. 모두가 처음 가보는 길이라 옳은 ‘방향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국내 가상자산 관련 업계와 당국 모두 ‘우당탕탕’ 빠르기만 한 것처럼 보인다. 전 세계가 알 듯 한국은 충분히 빠르다. 이제는 속력보다는 방향성에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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