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자포리자 원전 폭발, 체르노빌 사태 재현? 유엔의 답변은

입력 2023-07-0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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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 서로 원전 공격 임박 주장
원전 폭발 시 대규모 피해 우려
파벨 포드비그 유엔군축연구소 선임 연구원 인터뷰
“가압수형 설계, 냉온정지 상태, 격납 보호 등에 위험 낮아”

▲러시아군이 지난해 5월 1일 자포리자 원전 앞을 지키고 있다. 자포리자(우크라이나)/AP뉴시스
▲러시아군이 지난해 5월 1일 자포리자 원전 앞을 지키고 있다. 자포리자(우크라이나)/AP뉴시스
유럽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일촉즉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양측 모두 상대방 공격이 임박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제2의 체르노빌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이에 관해 9일 본지는 유엔군축연구소(UNIDIR)의 파벨 포드비그 선임 연구원에게 자문을 구했다. 포드비그 연구원은 “러시아가 그곳에서 고의적인 사고를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방사능 유출과 주요 지역의 오염과 같이 사람들이 우려하는 사고를 일으키는 건 극히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이유로 자포리자 원자로의 설계 방식을 꼽았다. 그는 “자포리자 원전은 훼손하기 어렵게 설계됐다”며 “서양에서 쓰는 가압수형 원자로인 ‘PWR’와 같은 방식이어서 체르노빌 원전과는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가압수형 원자로는 원자로가 아닌 별도 증기발생기에서 증기를 생산하는 간접생산 방식을 취한다. 전력을 생산하는 터빈과 원자로 사이에 증기발생기가 있어 설령 방사능 사고가 벌어져도 누출 위험은 낮다. 일례로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당시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건 가압수형 설계 덕분이다.

반면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은 비등수형 원자로로, 여기엔 증기발생기가 없다. 원자로에서 생산된 증기가 곧바로 터빈으로 전달돼 사고 시 방사능 누출 가능성도 크다.

▲파벨 포드비그 유엔군축연구소(UNIDIR) 선임 연구원. 출처 UNIDIR
▲파벨 포드비그 유엔군축연구소(UNIDIR) 선임 연구원. 출처 UNIDIR
포드비그 연구원은 현재 원전 가동 여부도 이전과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자포리자 원전은 몇 달 동안 ‘냉온 정지(cool shutdown)’ 상태에 있다”며 “이는 원전이 후쿠시마 사고 당시만큼 뜨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냉온 정지란 원자로 내부 온도가 100도 이하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핵연료 냉각 상태가 안정적인 상태라는 의미다. 자포리자 원전 6기 모두 전력난에 지난해 9월 냉온 정지에 들어갔다.

이 밖에도 자포리자 원전이 비교적 안전한 격납 구조물에 둘러싸였다는 점, 러시아가 받게 될 비난 등을 고려하면 우려할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포드비그 연구원은 짚었다.

그럼에도 불안 요소는 남아있다. 인터넷 아카이브 열람 사이트 웨이백머신에선 이번 주 러시아 정부가 게재했다가 삭제한 연방정부 법령이 게시돼 우려를 키웠다. 법령엔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 원자력 시설에서 군사 행동이나 테러 공격이 벌어져 사고가 나도 2028년 1월 1일까지 관련 조사를 수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카호우카 댐 폭파 직전에도 인근 지역의 사고 조사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령이 공표된 적 있어 현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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