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체율 오르는데” 5대 은행, 가계대출 두 달 연속 ↑

입력 2023-07-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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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금융지원 등으로 ‘착시 효과’를 보였던 가계와 기업대출 연체율이 꿈틀대는 가운데 낮아진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은 다시 은행 빚을 끌어쓰기 시작했다. 은행 ‘부채의 질’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 2454억 원으로 전달(677조6122억 원) 대비 6332억 원 늘었다.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다. 5월에 17개월 만에 상승(1431억 원) 전환한 가계대출 증가 폭도 더 커졌다.

특히,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급증했다. 주담대 잔액은 511조4007억 원으로 전월 509조6762억 원보다 1조7245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이 123조9570억 원에서 120조9996억 원으로 2조 9574억원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주담대만 4조6819억원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담대가 크게 늘어난 것은 대출금리가 떨어진 영향이 크다. 주택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올초 연 5~7%대 였던 금리가 연 3~4%대 까지 떨어지면서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21~6.14%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5.15~8.11%(1월6일 기준)와 비교하면 각 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이 감소했지만 주담대 하락분보다 늘면서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역시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지난달123조2116억 원으로 4조8624억 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12월(5조8667억 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 5월부터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데 따라 은행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4.596%로 5월말 4.394%(5월31일 기준) 대비 0.202%p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역시 이 기간 4618억 원 늘었다.

문제는 은행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전월 말(0.33%) 대비 0.04%포인트(p) 상승한 0.37%를 기록했다. 2020년 8월(0.38%)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 대출을 제외하고는 연체율이 모두 상승했다. 4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0.31%) 대비 0.03%p 오른 0.34%를 찍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21%로 전월 대비 0.01%p, 신용대출 연체율이 0.67%로 0.08%p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09%로 전월과 비슷했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5%p 올라 0.46%를 기록했다. 전체 기업 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말(0.35%) 대비 0.04%p 상승했다.

가계와 기업 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금감원은 당분간 은행 연체율의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자산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국내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6월 역대 최저 수준인 0.2%를 기록한 후 상승세”라며 “코로나19 기간 중 기준금리 하락과 정책 지원 등으로 장기추세 대비 하락했던 연체율이 정상화 과정에서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금 금리가 다시 뛰면서 5대 은행의 수신도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913조3578억 원으로 전월(1895조5696억 원)에서 17조7882억 원 늘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824조2742억 원으로 전달 817조5915억 원에서 6조6827억 원 뛰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40조84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39조420억 원 대비 1조421억 원 증가한 수치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04조6753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달 602조8237억 원에서 1조8516억 원 늘었다.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던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이 다시 등장하면서 수신 잔액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자금 확보가 필요한 데다 시장금리도 오르면서 예금 금리가 오르는 추세”라면서 “당분간 정기예금 금리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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