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괴물 같은 문항 핀셋 제거...‘준킬러’ 아닌 본질로 돌아가야”

입력 2023-06-28 14:39 수정 2023-06-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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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괴물 키워온 책임 있는 부서...반성”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28일 오전 경기 고양시 EBS 본사를 방문해 수능 강의 제작 현장을 살펴보고 EBS 강사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유정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28일 오전 경기 고양시 EBS 본사를 방문해 수능 강의 제작 현장을 살펴보고 EBS 강사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유정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2개의 킬러 문항과 관련해 “너무 괴물 같은 문항은 핀셋 제거하자는 것”이라며 “‘준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게 아니라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오전 이 부총리는 경기 고양시 EBS 본사 수능강의 제작 현장을 방문해 EBS 강사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사교육) 대책을 발표하고 제일 먼저 EBS에 왔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해선 안 될 일이 벌어졌던 것 같아 바로잡아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의 EBS 방문은 사교육 수요를 EBS로 흡수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책 기조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부총리는 “킬러 문항 22개가 공개됐을 때 정말 ‘괴물 같은 문항’이라는 분노가 있었던 것 같다”며 “교육부가 괴물을 키워온 책임 있는 부서이기에 정말 반성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관행적으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덮어왔던 것 같아 고칠 건 고치되 아이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그렇지만 확실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결국 공교육을 신뢰하도록 하는 게 교육부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수험생에 대한 응원 메시지로 화제가 됐던 윤혜정 EBS 국어 강사는 “초고난도 문항과 지문이 존재해서 최상위권 아이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아이들의 공부 과정이 고통스럽다”며 “‘킬러 문항’이란 말 정말 싫어하고 아이들도 못 쓰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누가 누굴 죽이나, (‘킬러’라는) 용어도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며 “지문의 난이도 혹은 지문에 들어있는 정보의 양을 조금 조정해주시거나 EBS에 실려 있는 비문학 지문을 활용해 주시는 것”을 제안했다.

EBS 1타 강사로 알려진 심주석 수학 강사는 “수학 문제는 자꾸 진화하고 있어서 앞으로 더 진화할 거고,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정말 괴물 같은 문항이 나올 것 같다”며 “(킬러 문항이) 문제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었나, 괴물을 우리가 타당하게 인정해주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교육부에 입시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윤구 EBS 진로 및 입시 강사는 “이번에 교육부에서 발표한 공공컨설팅이 높은 수준으로 가려면 끌고 갈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고 EBS가 그걸 담당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입시 이야기, 컨트롤 타워가 EBS에서 만들어지고 확대되면 흔들림 없이 신뢰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윤 강사는 “사교육 기관이 주도적으로 (입시설명회 등을) 끌고 갈 수 있는 건 그들 모두가 입시문제연구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교육에서는 전체 교육청 등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정연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사교육 기관이 데이터를 뿌리면서 여론을 끌고가는 경향이 있다”며 “EBS가 공공적인 측면에서 (데이터) 제공을 많이 해주시면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의고사가 끝나고 나면 사교육 기관에서 불수능이다 물수능이다 쏟아내는 데 그런 것 선제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고민하고 있는 게 모의고사도 수능도 결과에 대한 학부모 설명회를 사교육에 다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그 제안 깊이 있게 고민해 보겠다”고 응했다.

이 자리에서는 EBS 강의만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입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학생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역사학부에 재학 중이라는 이현우 씨(20)는 “작년 1월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시점에 위암선암 4기를 판정받았다”며 “학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윤혜정 선생님 강의를 만났고, 선생님의 삶의 태도와 학업을 대하는 태도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얼굴도 모르는 제 사연에 공감해주시고 눈물까지 흘려주시는 모습에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다”며 윤 강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 부총리는 “이것이 공교육의 본질”이라며 “학업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선생님의 따뜻한 보살핌 그런 것들이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계속 나가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EBS 수능 강의는 교육부 대입 수능 사교육비 경감 방안의 하나로 2004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EBS 교재의 지문과 소재가 수능 출제에도 연계돼 활용되는 방식이다. 앞서 26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사교육 경감대책’에도 EBS 강의를 학생들에게 보다 확대 제공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어, 수능을 5개월여 앞둔 현 시점에서 EBS 연계율이 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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