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PF 여파’에 증권사 2분기 순이익 40% 감소 전망

입력 2023-06-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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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예탁금·신용잔고·회사채·IPO 등 자본시장 유동성 감소
금리 상승에 CFD·PF 충당금 적립…증권사 트레이딩 수익 부진
하반기 주식위탁매매·트레이딩 손익 둔화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전 분기 대비 감소한 2분기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자본시장에 폭발적으로 유입되었던 유동성도 빠져나가면서 하반기 실적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5개 증권사 순이익 1조 밑돌며 39% 감소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043억 원으로 전 분기 1조5872억 원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순이익은 7747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9% 감소가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 22% 감소한 2637억 원, 1855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금융지주(영업이익 2368억 원·순이익 1802억 원) △삼성증권(2032억 원·1350억 원) △키움증권(2136억 원·1640억 원) △NH투자증권(1870억 원·1100억 원) 등도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할 전망이다.

금리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이르면서 자본시장으로 폭발적으로 유입됐던 유동성은 2분기 들어 다시 유출되는 모습을 보인다. 코스피·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분기 17조5000억 원에서 분기 말로 갈수록 증가하며 4월 평균 26조4000억 원으로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4월을 기점으로 다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평균 18조9600억 원까지 감소했다. 특히, 4월 말 CFD 사태에 따른 급격한 투자심리 위축과 2차전지 등 개인 거래가 집중된 업종에서 주가조정이 나타나며 거래대금이 감소했다.

증시 주변자금 흐름 또한 둔화 양상을 보인다. 4월 말 CFD 사태 이후 고객예탁금과 신용잔고의 동반 위축이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말 53조1420억 원에 달했던 투자자예탁금은 5월 말 51조9550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줄었다. 신용거래융자도 4월 말 19조4580억 원에서 5월 말 18조6320억 원으로 감소했다.

회사채 발행도 마찬가지다. 1분기 전체 발행액은 30조9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2분기 들어 총 발행액은 20조9000억 원으로 줄었다. 기업공개(IPO) 상장 기업수는 2분기 현재 27개로 1분기와 같지만, 공모금액 합계가 3526억 원으로 1분기(5768억 원)보다 39% 줄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수익은 1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개선 폭은 1분기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라며 “최근 시장금리가 재차 상승하며 1분기 호조를 보였던 채권 관련 손익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CFDㆍPF관련 충당금 적립…트레이딩 수익 부진

CFD 사태는 증권사들의 2분기 수익성을 제한하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CFD상품은 투자자가 손실을 정산하지 못하면 미수채권이 발생하고, 최종적으로 증권사가 부담을 지게 돼 있다. 이는 향후 증권사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증권사별 8개 종목 관련 CFD 미수채권 규모(추정)’ 자료에 따르면 5월 4일 기준 13개 증권사 CFD 미수채권 규모는 총 2521억 원으로 파악된다.

2분기 추가적인 PF 관련 비용인식도 우려된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대한 PF 리스크 관리조치의 일환으로 부실징후가 있는 PF 여신에 대한 신속한 충당금 적립 및 상각조치를 권고하고 있어서다.

PF 규모가 큰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한국투자증권 보유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일부를 대출로 전환할 예정이다. ABCP 대출 전환시 자본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의 위험값이 상승해 추가적인 자기자본이 필요하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달 16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의 자본확충을 위한 4000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증권 및 계열사의 PF 포함 투자자산은 연간으로 한국금융지주 실적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6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5만 원대 목표주가 제시는 처음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최근 상승했고, CFD 및 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으로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수익이 1분기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 이상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2분기는 실적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손익은 하반기에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는 이익의 원천이 되는 거래대금과 예탁금, 신용공여가 하락하고 있어 1분기보다 나은 실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트레이딩은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으면 시장금리가 등락을 반복하고, 부동산은 회복까지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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