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최악 가뭄에 死水도 활용…내주 단비 소식에 해갈될까

입력 2023-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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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치고는 양이 많지만, 남부지방 가뭄 해소는 부족할 듯

▲전남 담양군 용면 담양호 상류가 황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전남 담양군 용면 담양호 상류가 황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광주와 전남 등 남부지역에 50여 년 만의 최악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죽은 물'로 불리는 사수(死水)를 취수하는 방안까지 고려할 정도다. 발전용수를 끌어다 쓰고 수요관리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비 소식이다. 내주 전국적으로 단비가 내릴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지만 1년 넘게 이어지는 남부지방 가뭄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일 환경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 등 남부지역의 가뭄은 1973년 관측망이 갖춰진 이래 최악 수준이다. 최근 1년간 이 지역 평균 강수량은 846.0㎜에 그쳐 평년 1390.3㎜의 61.0%에 불과하다.

특히 일부 지역은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 심각하다. 완도군의 강수량은 730.6㎜로 평년 1531.5㎜ 대비 44.7%에 머물렀다. 광주 역시 738.1㎜로 평년 1380.6㎜의 53.5%로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이에 지난해 11월 가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타 부처와 함께 광주·전남지역 가뭄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댐 용수 비축과 다른 용도의 용수를 생활·공업 용수로 전환해 지난해 7월부터 총 1억1900만 톤의 용수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는 광주·전남 생활용수의 124일분가량이다.

구체적으로 주암댐, 수어댐, 섬진강댐, 평림댐에서 공급하는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를 줄이고 댐간 연계 운영 등으로 약 9400만 톤의 용수를 비축했다. 또 발전용 댐인 보성강댐의 발전용수를 주암댐에 방류해 약 2500만 톤을 확보, 생활·공업 용수 공급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동복댐 수위 급감에 따라 영산강 하천수를 광주 용연정수장에 공급하는 비상도수관로를 설치해 고도처리를 한 후 3월부터 하루 3만 톤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곳에 가압장 설치가 완료되면 5월부터는 하루 공급량이 5만 톤까지 늘어난다. 이는 광주시 생활용수 총사용량 45만 톤의 11%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생활용수 절감을 위한 '자율절수 수요조정제도'를 운영하고 기업의 '공장정비시기'를 조정하는 등 수요관리도 추진 중이다.

'자율절수 수요조정제도'는 물 사용량을 줄인 지자체에 광역 수도 요금을 감면하여 절수를 유도하는 제도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전남지역 12개 지자체가 협약을 체결해 자율절수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달의 경우 약 8.2%의 생활용수를 절감했다.

여수·광양 산단 입주기업과는 올해 하반기에 있을 예정이던 '공장정비시기'를 용수가 부족한 상반기로 조정, 이를 통해 올해 2월까지 33만 톤을 절감했으며 6월까지 총 322만 톤의 공업용수를 절감할 계획이다.

상황이 심각해 제한급수 중인 섬 지역인 보길도 등에는 병입 수돗물 총 70만 병을 공급했으며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공급을 계속한다.

또 보길도에 지하수 저류댐을 조기 완공해 약 4만 톤을 보길저수지에 공급했으며 해수담수화 선박을 소안도에 투입해 총 2520톤의 용수를 지원했다.

아울러 전남 광양․해남 등 4개 지역에 공공관정을 개발해 하루 3000톤 규모의 지하수를 확보했으며 올해는 진도․화순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산강·섬진강 유역 물 이용현황 (사진제공=환경부)
▲영산강·섬진강 유역 물 이용현황 (사진제공=환경부)

환경부는 가뭄 대책 추진으로 애초 4~5월로 예상됐던 섬진강댐, 주암댐, 수어댐, 평림댐, 동복댐 등 주요 5개 댐의 저수위 도달 시기가 섬진강댐을 제외하고 올해 말까지 도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섬진강댐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4월부터 3개월간 약 4700만 톤의 농업용수 대체 공급 방안을 차질 없이 시행할 경우 6월 초에서 7월 중순으로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여름까지 극단적인 강수량 감소가 지속하면 댐 저수위 도달 시점이 예상보다 당겨질 수 있으므로 저수위 아래 물까지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두겠다"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댐 바닥의 물로 오염이 심해 '죽은 물'로 불리는 사수(死水)를 취수하는 방안까지 마련한다는 것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뭄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비 소식이다. 다행히 내주 4~5일 고기압이 우리나라 동쪽으로 빠져나간 가운데 서해상에서 저기압이 접근해오면서 전국적으로 단비가 내리리라 예상되면서 조금이나마 댐 수위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강수량 예상치는 나오지 않았으나 봄비치고는 양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상에서 저기압이 체계적으로 발달하면서 상당한 수증기를 가지고 올 것으로 보인다.

비는 4일 오전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돼 5일 새벽까지 강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저기압의 발달 정도에 따라 6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1년 넘게 이어지는 남부지방 가뭄을 해소하는 데는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아직은 저기압이 어느 정도로 발달할지와 경로에 대한 수치예보 모델들 예측에 차이가 큰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비는 봄철 대비 많은 양의 강수량이 예상돼 호남 등 남부지방의 가뭄에 다소 도움을 주겠지만 해갈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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